요즘 온라인 추억 접속중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10분


1980, 90년대에 유행했던 추억의 게임 ‘보글보글’의 한 장면.
1980, 90년대에 유행했던 추억의 게임 ‘보글보글’의 한 장면.
‘오랜만에 보니 옛 생각이 밀려오는군요. 대학 전산실에서 나가라고 쫓아낼 때까지 채팅하던 기억… 생각만 해도 그립습니다.’

PC통신이 인기를 끌던 시절의 컴퓨터 화면을 그대로 되살린 어느 웹사이트에 실린 글이다.

인터넷 하면 ‘첨단’ 또는 ‘미래’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인터넷에서 ‘과거’를 찾는 누리꾼이 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환경과 기술 발달에 염증을 느낀 20, 30대 후반의 누리꾼이 10여 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향수를 달래고 있는 것.

한 누리꾼이 제작해 3월에 오픈한 사이트 ‘네티즌 광장(www.01411.net)’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PC통신 전용 소프트웨어의 배경색이었던 파란 화면. 단축키와 명령어도 그 시절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환경 설정을 하면 ‘삐∼치이익’ 하던 전화 접속음을 들을 수 있다.

이 사이트에는 하이텔 PC통신 코너에서 자유게시판 역할을 했던 ‘큰마을’이 보인다. 현재 4500여 개의 글과 사진이 올라와 있다. 동호회 개설을 신청하는 글도 300개가 넘었다. 운영자는 곧 채팅방을 개설할 예정이다.

누리꾼들은 “신기하다” “감회가 새롭다”는 반응이다.

미국의 한 비영리 기관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www.archive.org)는 검색란에 자신이 보고 싶은 사이트의 주소를 치면 전 세계 웹 사이트의 옛날 모습을 연도별로 보여 준다.

최근에는 또 ‘보글보글’ ‘갤러그’ 등 10∼20년 전 오락실의 고전게임을 모아놓은 게임사이트도 인기다. 인기 있는 게임은 다운로드 횟수가 50만 건이 넘을 정도. 최첨단을 달리는 게임 산업에서도 이렇게 ‘옛날 오락’을 즐길 수 있는 사이트는 수백 개에 이른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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