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박종화교수 “현실 안주보다 도전 택했죠”

  • 입력 2005년 5월 9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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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 최근 자리를 옮긴 박종화 박사. 그는 “꿈의 실현이 중요했다”고 이직의 배경을 밝혔다. 사진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KAIST 교수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 최근 자리를 옮긴 박종화 박사. 그는 “꿈의 실현이 중요했다”고 이직의 배경을 밝혔다. 사진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과학자의 최고 덕목은 ‘꿈의 성취’ 아닌가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이달초 국가유전체정보센터장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박종화(朴鍾和·38) 교수를 임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의 반응은 “박 교수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였다.

연구원들이 근무 여건 악화로 기회만 있으면 교수로 빠져 나가는 바람에 정부출연연구소들이 ‘교수 대기소’로 불리는 마당에 KAIST 같은 명문대 교수 자리를 박차고 연구소로 옮겼기 때문.

그러나 지난 1년 반 동안 KAIST 교수직과 병행해 국가유전체정보센터에서 초빙연구원으로 일을 도왔던 박 박사는 “교수직이 안정적이고 월급도 많다는 사실은 알지만 꿈 꿔온 일, 재미있는 일, 빛을 볼 수 있는 일을 해야 성취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며 교수직을 내던졌다. 일부에서는 ‘경력자살’이라며 만류했지만 그는 빙그레 웃어 넘겼다.

박 박사는 “개인별 유전체 정보를 각자 관리하고 생명공학 지식이 대중화되는 5∼10년 후 바이오 혁명시대에 정보기술(IT)처럼 생물정보학이 한국의 대표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국가인프라를 구축하고 싶다”며 “그 꿈을 국가유전체정보센터에서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폭적으로 지원할 테니 생물정보학 분야의 세계 최고팀을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고 2003년에 KAIST에 왔으나 분위기가 도전적이지 않았고 지원도 약속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 같은 현상은 국내 이공계 대학의 일반적인 분위기 같다”고 아쉬워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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