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파이넥스 혁명’… 포스코, 첨단공법 세계 첫 개발

  • 입력 2004년 8월 17일 18시 18분


포스코는 차세대 제철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파이넥스 설비 공장 건설에 미래의 운명을 걸었다. 포스코 강창오 사장, 이구택 회장, 오스트리아 푀스트 알피네사의 칼 그루거 부사장(왼쪽부터)이 17일 포항 제철소에서 공장 착공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 포스코
포스코는 차세대 제철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파이넥스 설비 공장 건설에 미래의 운명을 걸었다. 포스코 강창오 사장, 이구택 회장, 오스트리아 푀스트 알피네사의 칼 그루거 부사장(왼쪽부터)이 17일 포항 제철소에서 공장 착공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 포스코
포스코가 500년의 역사를 지닌 용광로 제철 공법을 대체할 파이넥스(FINEX)공법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는 17일 경북 포항제철소에서 이구택(李龜澤)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간생산량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 착공식을 가졌다.

이 회장은 인사말에서 “포스코가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한 발걸음의 시작인 동시에 철강산업이 미래형 첨단산업 및 환경친화적 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넥스 공법, 왜 획기적인가=용광로 공법은 덩어리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이 용광로에서 녹기 쉽도록 만드는 사전가공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 후 용광로에서 섭씨 1500∼1600도의 고열로 철 성분을 분리해 쇳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파이넥스는 사전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용해 쇳물을 분리해낼 수 있다. 지름 8mm 이하인 가루 형태의 철광석은 전 세계 매장량의 80%를 넘을 정도로 풍부해 덩어리 형태보다 가격이 20% 이상 싸다. 이에 따라 용광로 용법보다 제조원가를 17% 이상 줄일 수 있다.

다른 장점은 환경오염 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것. 포스코는 “파이넥스를 이용하면 제철과정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각각 92%, 96%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1992년부터 4200억원을 투자해 이 공법을 개발해 왔다.

▽포스코의 공격경영 기반 마련=현재 포스코의 조강능력은 연간 2900만t으로 세계 5위 수준. 이 회장은 “파이넥스 공법을 이용해 2008년까지 조강능력을 3200만t으로 늘리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지역에서 1000만t을 생산해 4200만t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세계 1위인 유럽연합(EU)의 아르셀로(4200만t)와 어깨를 견주며 세계 1, 2위 자리를 다툴 수 있다. 해외 철강회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늘리는 데 반해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과 해외시장 진출을 돌파구로 찾은 것.포스코는 1차로 2008년까지 총 13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4조4000억원(33%)을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는 등 공격적 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파이넥스 공법이란: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이용해 쇳물을 뽑아내는 포스코의 고유한 제철기술을 말한다. 용광로 공법과 달리 원재료의 사전 가공절차를 거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포항=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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