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휴가 마지막 하루 꼭 쉬세요"

  • 입력 2004년 8월 15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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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목:고개를 한쪽으로 살며시 당기면서 목을 스트레칭한다. 반대편 손은 아래로 밀어준다.
①목:고개를 한쪽으로 살며시 당기면서 목을 스트레칭한다. 반대편 손은 아래로 밀어준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났다.

그리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일상으로 돌아왔다.

‘자, 다시 시작이야.’ 심호흡과 함께 마음을 가다듬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온몸이 비비 꼬인다. 내가 왜 이러지. 담배 한 개비, 커피 한 잔으로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본다.

오후가 됐다. 휴가 전에도 이렇게 졸렸던가. 들여다보고 있는 서류가 글자인지 그림인지, 수화기 건너편 목소리가 우리말인지 영어인지 모르겠다.

②어깨:시선은 정면에 두고 손가락을 깍지 낀 채 머리 위로 두 팔을 쭉 뻗는다.

휴가를 마친 이들이 직장에 복귀한 후 위장장애와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 드물긴 하지만 탈진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휴가 후유증. ‘원 없이 놀다 온 당신’, 이제는 후유증 극복에 신경 써야 할 때다.

▽복귀 전 하루는 반드시 쉬어라=설계사무소에 근무하는 이모씨(36)는 가족과 함께 동해에 다녀왔다. 솔직히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평소 바빠서 함께 놀아주지 못한 아이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다.

해수욕장에서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하다보니 어느새 휴가 끝. 평소 활동량의 120%를 넘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뒷목이 뻐근하고 온몸이 쑤신다.

최소한 휴가기간의 마지막 하루는 무조건 쉬자. 그러나 피곤하다고 종일 누워만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을 하루 3, 4회 정도 반복한다.

휴가 뒤 3, 4일은 적응기간이라 생각하고 일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게 좋다. 욕심내지 말고 휴가 전의 70% 정도 업무량으로 재시동을 걸어보자.

③허리:바르게 누워 양 팔을 옆으로 벌린다. 외쪽 무릎을 살짝 굽혀 오른쪽으로 넘기고 고개는 왼쪽으로 돌린다. 어깨가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일상의 리듬으로 돌아가라=백화점 홍보실에서 일하는 권모씨(28·여)는 DVD 마니아. 휴가기간 내내 집에 있었지만 후회는 없다. 사서 쌓아놓기만 하고 포장도 못 뜯었던 영화 속에 밤낮없이 푹 빠져 있었기 때문.

원하던 대로 잘 쉬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아침 일찍 일어나 저녁까지 일하려니 쉽지가 않다. 마침 올림픽도 시작됐다. 휴가기간의 올빼미 습관이 자칫 길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벼르던 북유럽 여행을 다녀온 채모씨(30)는 시차적응에 힘들어하고 있다. 낮에 졸리고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눈앞에는 즐거웠던 기억만 아른거리고 의욕이 없다.

이런 경우 무엇보다 정상적 수면 패턴을 되찾는 게 시급하다. 일주일 정도는 저녁 약속을 만들지 말자. 일찍 퇴근해 집에서 쉬면서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한 후 가벼운 독서를 해보자. TV를 멀리하고 차분한 음악과 사색으로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좋다.

생리작용을 돕는 무기질과 비타민 섭취도 중요하다.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먹도록 한다.

④장딴지:벽을 바라보고 서서 양 손바닥을 눈높이 위치로 벽에 얹는다. 한쪽 다리를 뒤로 내밀고 장딴지가 당기는 느낌이 들 때까지 벽면에 천천히 체중을 기댄다. 양쪽 발뒤꿈치는 모두 바닥에 닿아야 한다.

▽‘미니 후유증’도 조심하라=주 5일 근무제 시행으로 월요일마다 휴가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휴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휴가를 ‘화끈하게’ 보낼 욕심으로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빈틈없는 스케줄에 따라 휴가를 100% 즐기겠다’는 욕심이 후유증을 부른다는 것.

몸이 원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의 휴가를 즐겨보자. 여유를 용납하지 않는 조급함에서 벗어나야 재충전이라는 원칙에 부응하는 ‘웰빙 휴가’를 보낼 수 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클리닉 진영수 교수)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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