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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1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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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진중권씨(41·사진)가 김선일(33)씨의 이라크 피랍 사태와 관련해 한국군의 이라크 철수와 추가파병 반대를 주장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파병을 주장하는 여야 의원을 막말로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진씨는 21일 진보누리(www.jinbonuri.com)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 ‘진중권의 빨간 바이러스’코너에 ‘부시의 푸들 노무현의 모가지’라는 글을 띄웠다.
진씨는 추가 파병결정을 내린 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부인사들을 겨냥해 “다들 이라크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인데, 이 사람들 지금 제 정신이 아니다”며 “(이번 납치는) 노무현과 그 일당들이 저지른 범죄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진씨는 이어 유시민 의원, 노혜경씨 등 여당 내 파병 찬성 인사들을 “노빠 광신도”라고 칭한 후 “얼마 되지도 않는 파병반대 의원들을 설득하고 나서는 등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 “권력중독증에 빠져 어느 모임에서 난리 블루스를 췄다고 하더라”고 비난했다.
진씨는 또 한나라당과 보수 인사들을 가리켜 “한미동맹 귀신에 씌운 사람”, “미국에 골 판 여자”, “한나라당의 꼴통 의원”등으로, 시민 단체와 노사모 네티즌에 대해선 “어용 노릇이나 하던 기회주의적인 지식인들”,“노뽕 맞고 헬렐레 하는 얼빠진 네티즌들”로 폄훼하기도 했다.
진씨는 끝으로 “지금 김선일씨의 자리에 가 있어야 할 사람은 바로 대통령 노무현씨와 유시민, 그리고 파병에 찬성한 여야 의원들”이라며 “당장 파병철회, 한국군 철수를 위해 싸우자. 이를 거부할 경우 정권 타도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중권씨의 글은 빠른 속도로 각 인터넷 게시판으로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본문중에 표현된 과격한 욕설에 거부감을 표시하는가 하면 진씨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는 등 양편으로 갈려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이것은 좀 심하다. 국가원수 모독이나 국가기밀 누설죄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해저)
“진중권씨, 예전부터 당신의 글을 좋아 했던 사람 중 한 사람으로 실망이다. 당신도 노무현 대통령, 유시민, 임종석 의원들과 같이 책임있는 자리에 있다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건가” (이제부턴)
“진정으로 국가를 걱정하고 피랍자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심한 글 못 쓴다. 진씨와 지금 납치된 인질과 바꿨으면 딱 좋겠다. ”(와)
“아니다. 그런 표현 받아 마땅하다. 지금 한국인 한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판인데 부시의 눈치만 본다” (도어즈)
“청와대에 사는 XXX라는 표현도 약하다. 김선일씨가 죽게 된다면 오만하고 무능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aispk)
그러나 진씨의 주장에 공감하는 네티즌들도, 그렇지 않은 네티즌들도, 모두 피랍된 김씨가 무사히 귀환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 온 국민이 협력해 인질을 구출해야한다는 점에는 이견을 달지 않았다.
▼진중권은 누구?▼
△1963년 서울 생
△1982∼92년 서울대 미학과, 동(同) 대학원 졸업
△1994∼98년 독일 베를린자유대 철학박사과정 수료
△2003년~ 現 중앙대 독어독문과 겸임교수
△저서 ‘미학오디세이’(전 3권), ‘춤추는 죽음’(전 2권)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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