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자 新개념 메모리소재 발견

  • 입력 2004년 6월 1일 18시 43분


한국 과학자들이 전기와 자기로 동시에 읽고 쓸 수 있는 신개념 메모리 소재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부산대 물리학과 안재석(安載錫·35) 교수는 “미국 럿거스대 물리학과 정상욱 교수(47) 및 이 대학 박사과정생 허남정(35) 박순용씨(31)와 함께 터븀계 망간산화물(TbMn₂O5)에서 자기장을 통해 전기적 극성이 조절되는 성질을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5월 27일자에 실렸다.

안 교수는 “이로써 자기장을 사용해 정보를 기록하고 전기적 방법으로 다시 읽어내는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 소자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D램이나 F램 같은 메모리는 전기적 신호로만 읽고 쓸 수 있었고 M램이라는 자기 메모리는 자기적 신호로만 읽고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전기적 및 자기적 방법으로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편리한 소형 메모리 개발이 가능해졌다.

정 교수팀은 지난 1년간 휴일도 없이 수백 가지의 신물질 후보를 만들어 실험하던 중 터븀계 망간산화물이라는 신물질에서 새로운 성질을 발견했다.

연구팀의 리더인 정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유명학술지(SCI 저널)에서 인용지수가 세계 20위권 내에 드는 물리학자. 지난해 봄에는 석달 연속 ‘네이처’에 논문을 싣기도 한 신물질 제조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에서 고체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과학재단(NSF)과 서울대 복합다체계 물성 연구센터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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