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이’겨울잠 “쿨쿨”…지리산 반달곰 굴속 동면 확인

겨울잠을 자지 않아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들의 속을 썩였던 지리산 반달곰 ‘장군이’가 마침내 동면(冬眠)에 들어갔다.

관리공단 반달가슴곰팀은 2001년 9월 전남 구례군 지리산 문수리골에 방사된 새끼 반달가슴곰 장군이가 지난달 말부터 산 정상 부근 굴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게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지리산 반달곰이 동면에 드는 시기는 대개 지리산 구석구석에 눈이 30cm 이상 쌓이고 혹한기가 시작돼 먹잇감이 사라지는 12월 초순.

곰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때 겨울잠을 자지만 날씨가 덜 춥거나 먹잇감이 많으면 동면을 하지 않기도 한다.장군이는 2002년 1월 초 첫 겨울잠을 잤다.

올해는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활동지역에 눈이 쌓이지 않고 도토리 다래 벌집 등 먹을 것이 많아 동면에 들어가는 게 늦어졌다.

관리공단 반달가슴곰팀은 갑자기 기온이 급상승하거나 사람이 접근하지 않으면 장군이가 3월 말 또는 4월 초까지 겨울잠을 잘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보호시설의 땅바닥을 뚫고 탈출한 반달곰 ‘반돌이’는 활동지역에 눈이 쌓이지 않아 당분간 동면에 들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반달가슴곰팀 한상훈 팀장은 “겨울이 지나고 반돌이가 민가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3월 말부터 포획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돌이의 활동지역이 산 정상 부근이어서 포획이 쉽지 않고 동면에 들어갈 시기에 섣불리 포획에 나섰다가 실패할 경우 곰이 다른 동면지역을 찾다 얼어 죽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포획을 미루고 있다는 것.

한 팀장은 “장군이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해 건강이 좋은 편이며 반돌이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