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스팸메일과 전쟁 중

  • 입력 2004년 2월 3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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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을 타고 확산되면서 이미 전 세계 100만대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마이둠'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바이러스와 스팸 메일의 통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각국 당국자들과 기업들은 스팸 메일을 없애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한창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는 대량 메일을 보내려면 돈을 내야 하는 '전자 우표'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2년 4월부터 1000건 이상의 메일을 보내는 발송자에게는 초과 메일 1건당 최대 1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온라인 우표제를 실시하고 있다.

MS와 야후는 또 메일을 받는 사람이 발송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기술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회의를 재개했다. 이 논의는 지난해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일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현재 총 e메일의 절반을 넘어선 스팸 메일에 대해 국제적인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언급된 자료들에 따르면 전체 e메일 중 스팸 메일의 비중은 2001년 약8%에서 2003년 7월 거의 50%로 늘었다. 최근 컴퓨터 바이러스의 약 90%는 e메일을 통해 전파된다.

EU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팸 메일이 일으키는 비용은 세계적으로 연간 125억 달러에 달하며, 인터넷 사용자의 65%는 스팸 메일을 지우는 데만 하루에 10분 넘게 걸린다. 미국 연방 무역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스팸 메일 내용의 약66%는 사기성 메시지다.

그러나 온라인 광고가 필요한 업체의 입장에서는 스팸 메일을 보내는 것이 저렴한 마케팅이기 때문에 포기하기 어렵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350만 통의 광고 메일을 보냈더니 1주일 안에 81건의 상품 주문이 들어왔다. 81건의 매출 총액은 1500 달러로, e메일을 350만 통이나 보내는 비용 약300달러 보다 컸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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