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 예방시대 열린다

  • 입력 2004년 2월 3일 14시 45분


코멘트
그 동안 PC 사용자들은 바이러스가 발견돼도 보안 업체들이 백신을 만들어 내 놓기 전까지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 했다. 단 몇 분이라도 누가 먼저 백신을 만들어 내느냐가 업체의 실력을 재는 척도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모든 게 바뀌게 됐다.

안철수 연구소는 바이러스가 개발되기 전까지 의심되는 e메일이나 파일의 수신을 원천적으로 막아주는 '바이러스 블로킹 서비스'(VBS)를 국내 최초로 시작한다.

이 서비스는 기업이나 기관의 메일서버에 설치된 VBS 프로그램(에이전트)을 안연구소가 원격 조정하는 원리. 안 연구소에 바이러스 출현 신고가 접수되고, 조사결과 이번 '마이둠' 바이러스처럼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지면 백신 개발에 앞서 안 연구소의 서버가 각 기업과 기관의 VBS 에이전트에 바이러스의 특징을 알려준다. VBS 에이전트들은 연락을 받는 즉시 해당 바이러스로 의심되는 파일이 첨부된 e메일은 모두 퉁겨내고, 백신이 개발 된 뒤에 배달을 허용한다.

새 바이러스가 출현한 뒤 해당 백신을 만들어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 3시간.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로 1시간이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보안 업체들이 '뒷북'을 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게 현실.

안철수 사장은 "e메일로 급속히 번지는 바이러스 경향 때문에 사후 치료하는 백신만으로는 트래픽 증가 및 정보 유출 등 바이러스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힘들게 됐다"며 "치료와 예방을 병행해야 할 필요에 따라 VBS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연구소가 VBS를 개발한 것은 2002년. 일본에서 먼저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그 동안 안정화 및 성능 입증을 위한 자체 테스트를 해 왔다.

테스트 기간 동안 VBS를 시범 사용한 한 의료장비 업체에서는 이번 마이둠 바이러스에 감염된 PC가 단 한 대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