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사이버 로'…인터넷통한 스와핑 처발할 수 있나

입력 2003-12-12 17:14수정 2009-10-1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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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뜬 야한 수영복 차림의 여자 사진. 인터넷에는 음란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음란성’을 객관적으로 정의하기 어렵고 일부에서는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규제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사이버 로(Cyber Law)/성선제 류종현 강장묵 지음/176쪽 1만3800원 길벗

인터넷의 부부교환 섹스(스와핑) 클럽에 가입해 실제 스와핑을 했다면 음란행위로 처벌받게 될까. 유명 여성 앵커의 이혼사유를 인터넷에 게재했다면 이는 명예훼손에 해당하는가. 직장 동료에게 회사 e메일로 성적인 메시지를 보내다 발각돼 해고당했다면 역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인터넷 공유 폴더에서 영화를 공짜로 감상했다면 저작권법 위반일까.

인터넷에서 주민등록 등·초본을 떼고, 신문을 읽고,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고, 사람을 사귀는 세상이다. 가상공간(cyber space)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은 그만큼 가상공간에서 타인의 법익(法益)을 침해하거나 혹은 자신의 법익을 침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상공간에서의 범죄 신고 건수가 6만건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의 5대 강력범죄 가운데 폭력과 절도를 제외한 살인 강도 강간의 3.6배에 이르는 수치. 한 리서치 회사가 올 7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네티즌 가운데 e메일을 사용하는 사람은 약 2058만명이며 이들은 하루 평균 6.78통의 스팸 메일을 받는다. 스팸 메일을 지우는 데 따른 사회 경제적 손실비용은 연간 2조6000억원으로 네티즌 1인당 연간 13만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

이쯤 되면 도로교통법보다는 가상세계를 규제하는 법률 상식이 더욱 절실해진다. 저자들은 가상세계에 살면서 가장 빈번하게 부닥치게 되는 법률적 분쟁인 음란물,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저작권에 대한 한국의 법 해석을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가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의 스와핑 클럽에 가입해 부부교환 섹스를 한 사람은 섹스를 대가로 회원들과 금전 거래를 하지 않았다면 현행법상 어떤 처벌도 불가능하다. 단, 스와핑 사이트를 개설해 스와핑을 알선한 사람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경우 형법상 ‘음행 매개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

유명 여성 앵커의 이혼 사유를 인터넷에 올린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된다. 공적 인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보도의 자유가 우선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는 직장 내 e메일로 성희롱을 한 회사원을 해고할 수 있다. 회사가 제공한 컴퓨터는 업무용이므로 회사 내 e메일 검열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사원들에게 알린 경우에는 사원 개개인이 프라이버시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

유료 사이트에서 영화나 만화책을 유료로 보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유료 사이트임에도 기술적으로 무료로 감상했다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된다. 또 해당 사이트가 무료인데 다운로드해 이를 상업적으로 사용했다면 저작권 침해가 된다.

온라인에서 법률 적용은 오프라인에서보다 훨씬 어렵다. 우선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정보 기술을 법체계가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다. 또 컴퓨터 범죄는 반복적으로 은밀하게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전파되며, 발각되더라도 입증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저작권과 프라이버시 보호 등은 인터넷의 가장 큰 미덕인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공유’라는 또 다른 중요한 법익(法益)과 늘 상충하기 마련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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