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전자사전은 LCD디스플레이와 찾고 싶은 단어를 입력하는 키보드로 구성된, 겉으로 보기에는 전자수첩과 비슷한 형태.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전자수첩에 사전기능이 포함되는 등 기능이 다양화하고,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의 소형 PC가 인기를 끌면서 업계에서는 ‘전자사전의 시대는 갔다’고 단정짓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샤프 에이원프로 등 제조업체들에 따르면 전자사전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0년에는 12만대 240여억원의 시장이었으나 2001년에는 19만6000여대로 판매 대수가 늘었고, 작년에는 100% 이상 증가한 51만여대의 전자사전이 팔렸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전자사전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일본의 카시오가 20여억원의 광고 프로모션 예산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시장규모가 70만대 규모로 커지는 동시에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자사전 시장은 샤프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에이원프로가 15% 이상을 차지하며 2위를 달리고 있다. 전자사전의 인기가 죽지 않는 이유는 어학 공부는 여전히 학교 도서관이나 독서실, 학원 등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 키보드를 입력하는 즉시 결과가 나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은 갈수록 책으로 된 사전 사용을 기피하는 것도 한 이유다. 책자 사전 판매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동아출판사 금성출판사 등 기존의 사전 출판업체들도 사전 콘텐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
영어학원 유학솔루션 박원상 원장은 “영한 영영 한영 등 4, 5권의 사전을 들고 다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전자사전의 콘텐츠 양과 검색 속도를 대체할 만한 기기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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