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은 살아있다…작년 50만대 팔려

  • 입력 2003년 4월 6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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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던 전자사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전자사전은 LCD디스플레이와 찾고 싶은 단어를 입력하는 키보드로 구성된, 겉으로 보기에는 전자수첩과 비슷한 형태.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전자수첩에 사전기능이 포함되는 등 기능이 다양화하고,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의 소형 PC가 인기를 끌면서 업계에서는 ‘전자사전의 시대는 갔다’고 단정짓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샤프 에이원프로 등 제조업체들에 따르면 전자사전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0년에는 12만대 240여억원의 시장이었으나 2001년에는 19만6000여대로 판매 대수가 늘었고, 작년에는 100% 이상 증가한 51만여대의 전자사전이 팔렸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전자사전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일본의 카시오가 20여억원의 광고 프로모션 예산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시장규모가 70만대 규모로 커지는 동시에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자사전 시장은 샤프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에이원프로가 15% 이상을 차지하며 2위를 달리고 있다. 전자사전의 인기가 죽지 않는 이유는 어학 공부는 여전히 학교 도서관이나 독서실, 학원 등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 키보드를 입력하는 즉시 결과가 나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은 갈수록 책으로 된 사전 사용을 기피하는 것도 한 이유다. 책자 사전 판매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동아출판사 금성출판사 등 기존의 사전 출판업체들도 사전 콘텐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

영어학원 유학솔루션 박원상 원장은 “영한 영영 한영 등 4, 5권의 사전을 들고 다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전자사전의 콘텐츠 양과 검색 속도를 대체할 만한 기기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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