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카페 '해바라기의 꿈' 회원들 봉사활동

  • 입력 2003년 3월 9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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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으로 인해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병원으로 직접 찾아다니며 선생님 역할을 해주는 ’해바라기의 꿈’ 회원들. -연합
백혈병으로 인해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병원으로 직접 찾아다니며 선생님 역할을 해주는 ’해바라기의 꿈’ 회원들. -연합
백혈병 때문에 장기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선생님 역할을 자처한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카페 ‘해바라기의 꿈(cafe.daum.net/knotman)’ 회원들은 일요일마다 서울아산병원과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암병동을 찾아 환자인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장기간의 입원치료 때문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정규교육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

2년 전 인터넷 봉사동아리 ‘별을 가꾸는 사람들’의 백혈병 관련 소모임으로 시작한 이들은 회원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7월 별도로 분리됐다. 회원 260여명 중 일요일마다 병원을 찾는 사람은 평균 25명 정도.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이들의 선생님 역할을 하는 이들은 일요일 오전 병원을 찾아 3∼10세의 백혈병 어린이들에게 노래와 율동에서부터 지점토, 찰흙 등을 이용한 만들기와 모자이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업’으로 1시간 남짓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회원으로는 일반 대학생은 물론 유치원교사, 간호사, 간호학과 학생, 음악치료전공 학생, 학원강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인 만큼 감기에 걸린 회원은 그 주 행사에 빠져야 한다.

행사가 계속되면서 처음에는 경계하던 아이들도 병원으로 마중을 나오는 등 많이 밝아졌다.

아이들의 이런 해맑은 모습이 이들 봉사자의 보람이기도 하지만 마냥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바라기의 꿈’ 운영자 현병철씨(30·학원강사)는 9일 “발랄했던 연주(가명·6·여)에게 줄 선물까지 갖고 그 다음주에 다시 찾았는데 도착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하늘나라로 가버렸다는 말만 들었다”며 가슴 시린 기억을 떠올렸다.

1만원의 연회비로 각종 수업재료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이로는 부족해 지난해 말에는 일일호프집을 열어 100만원의 수익금을 모으기도 했다. “아이들이 하루빨리 완쾌돼 유치원도 가고 학교도 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들의 작은 꿈이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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