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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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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디스플레이 유기EL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업체들은 올 들어 256컬러 이상의 풀컬러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내년 중 26만 컬러 이상 제품의 양산을 목표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유기EL은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에 비해 얇고 전력 소모량이 적어 휴대전화 등 휴대용 정보기기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최대의 유기EL 업체인 삼성SDI는 올 들어 휴대전화 외부창용 1인치 크기 컬러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해 양산 경쟁에서 일본 업체들을 제쳤다. 휴대전화의 고급화 추세에 맞춰 내년 상반기까지 휴대전화 내부창용 2인치급 풀컬러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내년을 유기EL 사업의 원년으로 보고 내년부터 3년간 유기EL 분야에 8000억원을 집중 투자해 시장점유율 32%의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는 휴대전화용 풀컬러 유기EL 제품 개발을 마치고 조만간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 파이오니아는 1999년 세계 최초로 멀티컬러 제품을 상용화한 유기EL 분야의 선발업체. 현재 0.8인치 멀티컬러 유기EL을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월 50만개 규모의 2인치급 26만 컬러 유기EL용 생산라인을 갖추는 등 고성능 유기EL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유기EL 사업에 뛰어든 도시바는 2인치 크기의 26만 컬러 유기EL을 개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화질 유기EL 화면을 사용한 휴대전화도 선보였다.
이 밖에 TDK는 멀티컬러 제품에 이어 풀컬러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소니는 내년부터 15∼30인치급 대형 유기EL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주요 업체들의 유기EL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것은 유기EL은 응답속도가 TFT-LCD에 비해 1만배 이상 빨라 동영상 재생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 한국, 일본에 이어 미국, 중국 등의 휴대전화 업체들이 3세대 IMT-2000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유기EL의 대중화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SDI 중앙연구소 김상욱 상무는 “유기EL은 후면에서 빛을 쏘아 주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두께와 무게를 TFT-LCD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소비전력이 적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