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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14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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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들이 영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기발한 인터넷 주소(URL) 찾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 홍보마케팅사인 ‘영화인’의 안수진씨는 “요즘은 네티즌들이 외우기 쉽고 재밌게 느낄 수 있는 URL을 찾기 위해 따로 회의도 한다”고 말했다.
URL의 유형을 크게 나눠보면 글자에 의미있는 숫자를 섞어 만들거나 긴 제목을 압축한 단어를 붙여 독특한 주소를 만드는 ‘창조자형’, 영화의 내용이나 장르 등 정보를 알려주는 ‘보충수업형’, 딱 맞는 주소를 이미 누가 선점해 사용하고 있는 바람에 비슷한 다른 주소를 만든 ‘꿩 대신 닭’형, 우리말 발음 그대로 영어로 표기한 ‘표음문자형’, 그리고 우리말 제목을 영어로 번역한 ‘영어 선호형’ 등이 있다.
▽창조자형〓18일 개봉하는 ‘굳세어라 금순아’는 숫자와 글자를 조합한 사례. 이 영화 홈페이지 주소는 ‘www.9ssengirl.co.kr’(굳센걸)이다(www와 co.kr는 이하 생략). 숫자와 영어단어를 합쳐 만든 또다른 URL은 올 초 개봉된 ‘공공의 적’. ‘공공(公共)’과 숫자 00의 발음이 같다는 점에 착안해 URL을 ‘00enemy’로 지었다. ‘남자 태어나다’의 URL은 ‘namzazzan’(남자짠)이다. 남자가 짠∼ 하고 태어났다는 뜻!
▽보충수업형〓안젤리나 졸리가 굳이 금발로 출연하겠다고 고집해 화제가 됐던 ‘어느날 그녀에게 생긴 일’의 URL은 ‘Blondjolie(금발 졸리)’. ‘인썸니아’의 URL은 ‘insomnia815’였다. 개봉일인 8월15일을 보다 확실하게 알리겠다는 전략. ‘연애소설’은 주인공이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이지만 인터넷 주소를 보면 누가 진짜(?) 주인공인지 드러난다. 이 영화의 URL은 ‘romanceguy’. 차태현을 내세운 전략적 주소인 셈이다. 로맨틱 코미디인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는 긴 제목 대신 아예 장르를 강조해 ‘romanticcomedy’로 지었다.
▽꿩 대신 닭형〓‘YMCA 야구단’의 주소는 ‘ymca’가 아닌 ‘yteam’. ‘ymca’는 이미 시민단체인YMCA가 사용하고 있기 때문. 영화 ‘폰’도 마찬가지. 휴대전화와 전화번호에 얽힌 죽음을 다뤘던 이 영화는 당초 ‘phone’을 주소로 하려고 했으나 이미 전화기 업체가 사용 중이었다. 결국 영화사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전화번호를 붙여 ‘phone6644’로 해야했다.
18일 개봉하는 ‘아이 엠 샘’의 경우 원제를 그대로 따서 ‘iamsam’으로 하려 했으나 등록할 당시 누군가가 이 아이디를 선점하는 바람에 ‘movie-iamsam’으로 해야 했다. 이사하는 날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해프닝을 그린 ‘2424’의 경우 ‘2424’라는 URL을 이미 이사서비스 업체가 사용하고 있어 ‘funny2424’라고 지었다.
▽기타〓우리 영화 제목을 그대로 영어로 번역한 ‘영어선호형’ 주소들은 개봉을 앞둔 ‘deeploves’(밀애)나 ‘sparklighter’(라이터를 켜라), ‘magicofsex’(마법의 성). 반면 우리말 발음 그대로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표음문자형’은 ‘vimil’(비밀). ‘joongdok’(중독) 등이 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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