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피부세포로 뇌세포 만든다

  • 입력 2002년 5월 2일 18시 30분


노르웨이 과학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사람의 일반 세포를 다른 종류의 세포로 바꾸는데 성공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줄기세포가 아닌 일반세포는 한 가지 기능만을 갖고 있어 다른 기능의 세포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왔다.

이에 따라 몸안에서 특정 세포가 부족하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당뇨병과 뇌중풍,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오슬로대학 연구팀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최신호(5월)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화학물질을 이용해 피부세포를 배양한 결과 신경세포와 면역세포로 바꿀 수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이 신경세포에서 뽑은 화학물질이 섞인 용액에 피부세포를 배양하자 모양이 신경세포처럼 변하기 시작했으며, 신경세포에서만 볼 수 있는 유전자가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것. 면역세포 용액에 배양했을 때도 피부세포가 면역세포의 기능을 갖게 됐다.

연구팀은 변환된 세포가 신경세포나 면역세포와 똑같은 기능을 할지는 규명하지 못했지만 연구가 완성될 경우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줄기세포 복제 대신 이 방법을 통해 부족한 세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피부나 머리카락 세포를 변형해 손상된 뇌세포를 대체하거나 불완전한 장기를 재생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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