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상]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로봇

  • 입력 2002년 3월 18일 17시 32분


로봇은 인간의 노예인가, 친구인가?

로봇(Robot)의 어원이 ‘노예’를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라는 사실로 볼 때 로봇의 존재 이유는 역시 노동이다.

하지만 영화 ‘AI(인공지능)’에서 로봇 ‘데이비드’는 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생산됐다.

이미 철학적으로 변해버린 위 질문에 대답하기도 전 정보기술(IT)은 수많은 로봇들을 우리 주변에 가져다 놓았다.

▽인간을 대신한다〓X레이 카메라, 360도 움직이는 기계관절, 첨단 통신시스템을 갖춘 로봇은 인간의 손발을 날로 편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앞두고 미국의 폭발물처리 로봇 3대를 김포 김해 제주 공항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 로봇은 비행기 트랩을 스스로 밟고 올라가 X레이 촬영으로 폭발물을 감지해내고 발견한 폭발물을 물대포로 쏴 해체하기도 한다.

지난달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한 과학자가 전쟁터에 투입돼 장착된 카메라로 현장을 취재하는 종군기자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 육군은 아예 로봇군(軍)을 준비중이다. 기존 탱크의 4분의 1크기로 원격조종되며 레이저포 등으로 장착한 탱크로봇, 카메라를 달고 적진까지 날아가 정보를 가져오는 정찰비행로봇 등이 개발 중이거나 이미 실전에 사용되고 있다.

▽인간과 함께 한다〓과거 로봇들이 인간의 지시를 그대로 수행하는 수준이었다면 요즘 로봇은 수백 배로 빨라진 데이터처리 기술과 다양한 센서의 개발로 스스로 학습하고 인간과 감정을 교류한다.

2000년 일본 혼다자동차가 개발한 두발 로봇 ‘아시모(Asimo)’는 올 1월부터 일본 도쿄 과학미래박물관의 해설원으로 일하고 있다. 주변 구조물을 스스로 판단해 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방문객의 질문을 단어 단위로 인식해 알맞은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일본 소니사의 애완용 강아지 로봇 ‘아이보(Aibo)’는 64비트 첨단회로, 폐쇄회로 카메라, 소형 스피커, 열 촉감 속도까지 감지하는 센터 등을 갖춰 다양한 행동과 지식을 스스로 배우고 소리나 동작을 통해 슬퍼하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98년 나온 미국의 인형로봇 ‘퍼비(Furby)’는 6개의 센서를 갖고 있어 주인이 만져주면 귀를 쫑긋거리고 200여개 영어 단어를 구사한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가슴 부위의 화면을 통해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는 ‘아미(AMI)’라는 로봇을 개발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로봇의 발달단계
 시기지능특징
1세대2010년도마뱀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2세대2020년생쥐실수를 학습해 해결 방법을 생각해낸다.
3세대2030년원숭이실수를 저지르기 전 판단하고 예방한다.
4세대2040년인간인간과 똑같은 수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미 로봇공학박사 한스 모라벡의 저서 로봇(1999)에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