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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7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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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주일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와 호놀룰루에서 열린 국제 골다공증 심포지엄의 결론이다. 세계 각국의 골다공증 전문의 2500여명이 참가해 골다공증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왜 골다공증인가〓골다공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 성분이 빠져나가 뼈가 엉성해지는 질환. 흔히 ‘침묵의 병, 소리없는 도둑’이라고 불릴 정도로 특별한 증상이 없이 병세가 진행되다가 뼈가 심하게 부러지는 등 환자에게 결정적 타격을 준다.
폐경 후의 여성 환자가 대부분이며 최근 젊은 여성 및 남성 환자도 늘고 있다. 국내 환자는 200만명 정도. 대구파티마병원 내과 김의현 박사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환자수가 확산일로에 있지만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불치병으로 여기고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골다공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골절. 엉덩 관절과 척추와 같은 중요 부위에 골절을 부르기 때문에 목숨을 위협한다. 엉덩관절이 골절되면 1년 내에 30%의 환자가 사망한다. 최근 연구결과 척추 골절로 숨질 확률은 엉덩 관절이 부러질 때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적으로는 매년 120만명의 여성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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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손실을 줄여라〓그동안 치료제로 주로 사용된 것은 여성호르몬.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효과 이외에도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 동맥경화증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제일병원 내과 한인권 교수는 “많은 환자가 유방암 및 자궁내 출혈 등 부작용을 걱정해 여성호르몬 치료를 포기하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지만 않으면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등장한 것이 다국적 제약사인 MSD의 ‘포사맥스’(성분명 알렌드로네이트)로 뼈 성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골밀도가 감소되는 것을 막으면서 심혈관계 질환이나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을 일으키지 않는 릴리사의 ‘에비스타’(성분명 랄록시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릴리사의 제약담당 퍼 캔터 박사는 “25개국 7700여명의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에비스타를 임상시험한 결과 1년간 복용한 환자는 척추 골절의 위험이 68% 줄어들었고 3년간 복용한 환자의 골절률은 55% 낮아졌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전문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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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치료제〓포사맥스나 에비스타가 뼈 성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약물이라면 이번 심포지엄에서 집중 소개된 부갑상샘호르몬(PTH)은 뼈가 생기는 것을 촉진시키는 치료제. 많은 전문의가 PTH를 골다공증을 정복하기 위한 궁극적인 치료제로 여기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들 사이의 개발 경쟁도 뜨겁다.
PTH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릴리사의 ‘포스테오’. 이번 심포지엄에서 릴리사가 공개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포스테오를 18개월 동안 투여했을 때 척추 골절의 위험이 65% 정도 낮아졌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약이 모든 골다공증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임승길 교수는 “폐경 전에는 술 담배를 멀리하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등 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최선의 ‘예방약’이며 폐경 뒤에는 환자의 증세와 연령에 따라 알맞은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인디애나폴리스〓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