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메리 크리스마스”…종이 e메일 제치고 큰인기

  • 입력 2001년 12월 24일 18시 15분


‘종이카드는 옛말, 휴대전화로 성탄카드 날려요.’

성탄절을 맞아 종이카드 대신 ‘사이버 카드’를 주고받는 젊은층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e메일을 거쳐 휴대전화가 신세대의 새로운 ‘성탄 메신저’로 떠올랐다.

이미 10, 20대는 휴대전화의 각종 문자와 기호로 크리스마스 트리나 눈사람 등을 그린 성탄카드를 교환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대학생 고모정씨(22·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종이카드나 e메일에 비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많은 친구들이 휴대전화로 성탄카드를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들어 국내 한 이동통신사의 하루 문자서비스 이용 횟수는 전달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1000만건을 넘어섰다.

인터넷을 이용해 상대방의 휴대전화로 카드를 보내는 경우도 급증하는 추세. 이는 각 이동통신사나 전문서비스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다양한 그림과 문자로 꾸며진 성탄카드를 골라 상대방의 휴대전화로 ‘날리는’ 방식이다. 한정된 문자나 기호로 표현할 수 없는 화려한 그래픽이 담긴 카드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휴대전화 그림서비스 전문업체인 S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 500여종의 카드 중 10여종의 크리스마스 카드가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었다”며 “빠르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젊은층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종이카드 제작업체는 갈수록 매출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 종이카드 시장의 1, 2위를 차지하는 B, M사의 경우 해마다 매출이 25∼30%씩 줄고 있다.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신창봉(申昌奉·32) 연구원은 “젊은층에서 정보통신 기기를 이용해 친분을 쌓는 것은 이미 보편적인 현상”이라며 “앞으로 종이카드를 보내는 것이 특이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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