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힉스 소립자 존재 유무 물리학계 논란 뜨겁다

  • 입력 2001년 12월 9일 18시 45분


일명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소립자의 존재 여부를 둘러싼 물리학계의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원자보다 작은 입자들 가운데 힉스 소립자의 존재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온 유럽핵연구센터(CERN)의 존 엘리스 이론물리학 수석연구원은 7일 힉스 소립자의 존재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의 보도를 ‘엉터리’라고 일축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6일자 최근호에서 “CERN이 일반적으로 소립자가 모습을 드러내는 18기가 전자볼트(GeV)보다 훨씬 강한 115GeV를 발사하는 초대형 양전자 가속기에 입자들을 통과시키는 연구를 해왔으나 힉스 소립자의 모습이나 냄새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힉스 소립자가 아예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과학자 피터 힉스의 이름을 따 명명된 힉스 소립자는 왜 물질이 질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밝혀줄 수 있는 ‘신의 입자’로 평가받아왔다. 힉스는 입자들 사이에 무겁고 당밀(糖蜜)과 같은 물질들로 가득 차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힉스 소립자가 이 물질들의 위치를 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물질의 질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힉스 소립자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영국의 저명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다. 호킹는 자신의 친구인 미국 물리학자와의 힉스 소립자 존재 여부에 관한 내기에서 없다는 쪽에 100달러를 걸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CERN의 엘리스 연구원은 “이번 실험에서 힉스 소립자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해서 힉스 소립자에 대한 이론적인 개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2007년 입자간 상호작용까지 고려하는 차세대 가속기가 완공되면 힉스 소립자의 존재를 규명할 수 있을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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