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한-일 전자업계 '쉬거나 문닫거나'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24분


세계 전자업계의 불황이 계속되자 한국과 일본의 유력업체들이 잇달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포르투갈 리스본시 인근의 셋톱박스(위성방송 수신기) 전문 생산공장을 다음달 초부터 잠정 폐쇄하고 현지 종업원 290여명을 단계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1990년 설립된 이 공장은 셋톱박스를 주로 유럽시장에 팔아 지난해 1억8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 유럽 경기 침체로 판매량이 크게 줄면서 고전해왔다.

D램 반도체의 가격 하락으로 상반기에 1조7000억원대의 손실을 낸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는 미국 오리건주 유진공장의 가동을 6개월 간 중단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집단휴가를 통해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부진한 16메가 D램과 플래시램, 일부 비메모리 반도체의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이천공장의 2∼3개 라인의 종업원에 대해 30일부터 8월4일까지 집단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일본의 전자업계도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동남아 현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일본 내에서의 조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히타치사는 PC용 CRT 모니터를 둘러싼 가격 경쟁으로 99년 이후 3년째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이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히타치는 동남아 공장의 경우 매각을 추진하고 일본 공장의 직원들은 액정표시화면(LCD) 공장이나 자회사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후지쓰는 휴대전화용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을 8월 중순부터 한달 간 중단하기로 했고 NEC도 마이크로 컴퓨터와 메모리 반도체 공장의 기계를 1∼2주간 세우기로 했다.

대만 반도체 업체들도 여름철 휴가 등을 이용해 감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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