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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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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우리나라엔 ‘정보기술(IT)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가진 건 사람과 교육열뿐인 우리에게 ‘정보화’는 크나 큰 호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불법복제를 엄단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IT산업 전반의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어느정도 불법복제는 용인해야 한다는 시각도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교육이 백년지계(百年之計)라고 합니다. 저는 이말이 교육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어려움이 많더라도 참고 투자하면 훗날 큰 혜택이 돌아온다’는 뜻이니까요.소프트웨어 정품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을 위한 투자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그만큼 돈을 벌어야 좋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사회 전반이 실업난으로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계는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개발을 해도 제돈 내고 사주는 사람이 없으면 고급인력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수한 인력이 계속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우리 소프트웨어가 다른 나라 제품보다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정보화 대국으로 가기 위해 경쟁하는 나라는 중국이나 베트남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 같은 선진국들입니다.
이 나라들은 불법복제율이 우리보다 훨씬 낮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언제까지 개발 따로, 정품사용 운동 따로 해나갈 수는 없습니다.
전환점이 필요합니다. 사회 인식의 구조조정도 필요합니다. 지적재산권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리가 빛을 내지 못한다면, 좁은 국토와 부족한 자원이란 한계를 갖는 우리가 세계의 리더가 되기는 매우 힘들 것입니다.
김광현<동아닷컴기자>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