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대 계란서 닭 심장근육세포 추출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31분


일본 도쿄여자의대 연구팀이 계란에서 닭의 심장 근육 세포를 추출해 ‘심근 시트(세포의 얇은 층)’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5일 발표했다.

실험을 통해 배양한 심근시트는 자연스럽게 박동했으며 두 장을 겹치면 서로 박동이 일치했다. 이에 따라 심장 간장 등 장기를 만들어내는 재생의학 분야에 큰 진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도쿄여자의대 의용공학연구시설의 오카노 미쓰오(岡野光夫)교수팀은 닭의 수정란(계란)에서 심장 근육이 되는 세포의 배(胚)를 추출, 배양해 박동하는 세포층으로 이뤄진 심근시트를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배양한 세포를 이용해 연골이나 피부 등 간단한 조직을 재생하는 임상실험은 많았지만 심장이나 간장 등 복잡한 장기는 재생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왔다.

오카노 교수팀은 이번 실험에서 세포를 한 층으로 나열해 세포시트를 만든 뒤 이 세포시트를 겹치는 방법으로 배양판에서 세포를 얇은 층으로 배양해냈다. 특히 배양판에서 떼어낼 때 장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세포의 주변 단백질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 배양판을 고안했다. 배양판의 표면에 온도변화에 따라 성질을 바꾸는 고분자를 결합시켜 놓고 온도를 낮추어 세포시트가 쉽게 떨어지게 한 것. 여기서 배양된 심근시트는 박동기능을 갖췄으며 두 장을 겹쳐놓고 전기자극을 주어 한쪽 시트의 박동 리듬을 바꾸자 다른 쪽 박동 리듬도 따라서 변했다. 현재 각국에서는 골수 속의 세포나 만능세포로 불리는 배성(胚性) 줄기 세포를 이용해 다양한 세포를 만들어내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응용하면 사람의 세포를 이용한 심근시트 배양도 가능해져 심근경색 등으로 손상된 세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관련학계는 전망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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