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워디안-MS윈도미 '미완의 성공'

  • 입력 2000년 11월 5일 18시 36분


《한글워디안과 윈도미. 밀레니엄을 겨냥한 야심작은 성공했을까. 마이크로소프트가 9월 윈도미를 내놓은 뒤 한글과컴퓨터는 10월 ‘밀레니엄버전’으로 불리는 워디안을 내놓았다. 이 두 제품은 초반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개인에게 판매된 것만 워디안은 1주일만에 2만카피를, 윈도미는 2주간 10만카피를 돌파했다. 일단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이들 제품에 대한 수많은 불만이 넘실대고 있다. ‘새천년’의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옥에 티가 지나치게 많은 프로그램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글워디안…한글97과 호환 잘안돼

사용자들의 원성이 한컴 홈페이지(www.haansoft.com)를 도배하고 있다. 한컴은 지난달 17일 패치버전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한글97과 호환이 잘 안되고 프로그램이 불안정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한글97까지는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업그레이드하는 식으로 개발한 것이지만 워디안은 아예 다른 방식으로 프로그래밍한 것”이라며 시행착오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전에는 HNC라는 독자적인 코드를 사용했지만 워디안은 표준코드를 도입한 것. 엑셀 등 다른 소프트웨어와 호환이 되고 인터페이스도 윈도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과 동일하다.

천리안 소프트웨어동호회 시솝 김산씨는 “중국 등 해외진출을 고려하면 표준코드로 가는 방향성은 옳지만 시행착오라고 보기에도 지나치게 오류가 많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컴은 업그레이드 버전을 ‘깔끔하게’ 내놓기 위해 다음달 CTO를 새로 영입할 예정.

▽윈도미…멀티기능 향상…오류는 여전

개인용 운영체제 윈도미는 윈도98의 연장선에 있다. 다음에 나올 ‘휘슬러’에서는 기업용 윈도2000계열과 개인용 윈도미 계열을 통합하고 도스를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다. 워디안이 ‘다음 단계의 첫버전’이라면 윈도미는 ‘현단계의 마지막 버전’인 셈. 사용자들은 윈도미가 윈도98에 비해 ‘특별히’ 나아진 게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윈도미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주변기기를 사용할 때 말썽을 일으키고 윈도미에 탑재된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문제점.

김산씨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됐지만고 속도와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특히 동영상을 다루기 편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윈도98에도 있었던 오류가 여전히 발견되는 등 치밀하지 못한 점이 2년간 기다려왔던 사용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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