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그래, 해보자" 車온란인 판매 '구세대' 대반격

  • 입력 2000년 10월 26일 19시 08분


‘인터넷은 이제 누구나 다룬다. 인터넷으로 자동차를 파는 일은 e비즈니스 업체만 하는 것이 아니다.’

400여 현대자동차 판매대리점 사장들은 이같이 외쳤다. 이들은 최근 자본금 30억원을 공동출자, 한국자동차딜러주식회사를 세우고 23일 인터넷 판매사이트 바이카(www.buycar.co.kr)를 열었다.

바이카의 출범은 인터넷 경제 진화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인터넷 판매업체의 등장으로 1년간 수세에 몰렸던 전통적인 유통업체들. 이들이 “너희들만 홈페이지를 구축할 줄 아느냐”며 반격에 나선 것.

소비자는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일단 기세는 전통업체에 기우는 듯하다. 자동차딜러주식회사 홍정표사장은 “바이카의 등장으로 기존 인터넷 판매업체들은 곧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리베로 등 기존 인터넷 판매업체들은 차판매에만 치중, 애프터서비스가 부실했지만 전국에 체인망이 깔려있는 바이카는 차판매 후에도 고객에게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또 그동안 일부 대리점이 판매 수수료를 인터넷판매업체와 나눠갖기 위해 자동차를 공급해 줬지만 대리점이 공동출자한 인터넷 판매상이 등장했기 때문에 기존 인터넷 판매업체는 더 이상 자동차를 공급받기 어렵다는 것이 홍사장의 논리.

대리점의 공동대응에 대해 인터넷 판매업체들은 “홈페이지를 구축했다고 다 인터넷기업이 아니다”며 “옛 마인드로 벤처기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베로(www.libero.co.kr)의 유득찬사장은 “바이카는 차값을 할인해주지 않으므로 기존의 대리점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대리점업자들이 인터넷 판매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카는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수수료 없이 인근의 대리점으로 연결시켜주고 바이카 자체는 중고차 매매나 자동차보험 등 부가서비스에서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어 생존력이 없다는 것.

인터넷 판매업체의 최근 행보를 보면 말과는 달리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리베로 오토마트 오토포유 등 인터넷 판매업체들은 중고차 매장을 개설하거나 자동차정비 사업소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 등 오프라인 진출이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도 내년에 전국의 직영점을 묶어 인터넷 판매업체를 출범시킬 예정이어서 신구경제 사이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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