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1:1 맞춤 서비스'뜬다…옥션-다음등 e-CRM체제도입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38분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리츠칼튼호텔은 한번 딱딱한 베개를 주문한 고객은 전 세계 어느 체인에 묵더라도 별다른 주문없이 딱딱한 베개를 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호텔의 고객 데이터베이스에는 어떤 고객이 어떤 베개를 좋아하는지, 어떤 색깔의 커튼을 좋아하는지까지 정보가 담겨 있다.

고객의 취향과 구매습관을 철저하게 분석해 ‘맞춤서비스’를 해주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관계관리)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쉽게 말하면 방대한 회원자료를 분석해 이를 ‘돈’으로 연결시키자는 전략이다. 특히 CRM은 회원수가 수십, 수백만 많게는 천만명대를 헤아리는 인터넷비즈니스에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기업들이 앞다퉈 CRM기법을 도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확보한 수많은 회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이들 입맛에 딱 맞는 정보를 먼저 던져주는 능동적인 1:1 맞춤정보 제공, 타깃 마케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인터넷경매업체인 옥션은 금년들어서자마자 e―CRM을 도입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골프채가 경매물품으로 나오면 골프채에 자주 입찰한 고객에게는 자동적으로 E메일을 보내 ‘새로 나온 골프채를 살 의향이 없느냐’며 구매욕구에 불을 당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인츠닷컴, 한글과컴퓨터, 유니텔, 프리챌, 네띠앙 등도 이미 e―CRM체제를 운영중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따르면 CRM 솔루션 및 컨설팅 판매규모는 99년 997억원대였으나 올해는 1·4분기에만 766억원대에 달했다. 연말까지는 4000억원대에 달할 전망.

이에 따라 요즘 테헤란밸리에서 CRM전문인력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 수요에 비해 전문인력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1∼2년 경험만 있어도 다른 전문인력보다 연봉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동희 옥션CRM 실장(40)은 “효과도 별로 없이 무차별 대중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CRM 도입을 서두르지 않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과 관련된 기업의 내외부 자료를 분석, 통합해 고객특성에 기초한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지원하며,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즉 회원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신상정보, 영업사원 애프터서비스직원이 알아낸 정보, 고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웹 서핑 취향 등 수많은 데이터를 고객의 욕구에 초점을 두어 1:1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실시하는 최신 경영기법이다. 국내에는 98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신일섭동아닷컴기자>sis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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