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 뭉쳐야 산다"…인터넷기업協 출범 6개월

  • 입력 2000년 8월 23일 18시 35분


‘인터넷기업이 한물갔다고요. 천만의 말씀.’

인터넷의 본고장 미국조차 놀랄 정도로 열기가 뜨거운 국내 인터넷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인터넷기업(닷컴기업) 위기론이 국내외에서 설득력있게 제기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세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

재벌의 위상 변화로 대외 활동이 위축된 전국경제인연합회와는 대조적이다.

닷컴기업이 한창 주목받던 3월초 한글과컴퓨터 옥션 3W투어 등 12개사가 출범시킨 인터넷기업협회는 5월 사무국 신설 등 조직을 강화하면서 꾸준히 회원수를 불려 가고 있다.

신규 회원사수만 해도 △5월 30개 △6월 58개 △7월 64개 등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달중에도 59개가 새로 늘어나 23일 현재 회원사수가 230여개사에 이른다.

주로 닷컴기업들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으나 한국IBM 삼성물산 삼성전자 LG화재 포스코 등과 같은 외국기업 국내지사와 국내 대기업들이 이미 가입했거나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어 증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 닷컴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벤처밸리를 아우르는 강남구조차 인터넷기업협회에 회원사로 가입해 닷컴기업 살리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인 인터넷기업협회는 전액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회비 납부율이 75%를 웃돌아 20∼30%선에 불과한 벤처기업협회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가 이처럼 몸집불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인적 네트워크가 중시되는 인터넷산업의 특성 외에도 다수의 닷컴기업들이 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시의 적절하게 마련해 줬기 때문. 인터넷기업협회 김성호팀장은 “인터넷산업은 혼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업계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들이 협회 활동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자문 역할을 하면서 인터넷 기업의 성장 발전에 대한 정치적 뒷받침도 하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 이금룡회장은 “닷컴기업은 3∼5년이 지나서 수익을 거두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이나 이를 제대로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코스닥등록 기준의 합리화와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을 정부 국회 등에 건의해 경쟁력있는 닷컴기업이 살 길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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