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전자상거래로 활로모색

  • 입력 2000년 7월 9일 18시 21분


사양산업으로 여겨져 온 국내 섬유 및 의류업계가 전자상거래로 활로를 찾고 있다.

이미 16곳의 섬유의류전문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열렸으며 아직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도 속속 관련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하고 전자상거래 진출을 검토중이다. 전문가들은 비효율적인 유통망 등 국내 섬유 의류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점들을 전자상거래가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 코오롱 쌍용중공업 등 오프라인 업체들은 최근 앞다퉈 협력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하고 섬유 전문 전자상거래에 뛰어들었다. 남평화시장을 비롯한 동대문의 10개 재래상가 건물주는 지난해 12월 주쇼핑DDM이라는 시스템 개발회사를 설립했다. 1만여 점포와 도소매상 해외바이어를 연결하는 B2B사이트(shoppingddm.com)를 연다는 계획.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만든 섬유 의류 e마켓플레이스도 성황이다. 버티컬코리아(www.fatex.com)를 찾는 사람은 하루 500여명. 대부분이 전자상거래 참여를 원하는 섬유 및 의류업체 종사자들. 데코 아가방 신원합성 등 국내 유수 섬유 의류업체 60개사가 주주로 참여해 설립한 B2B코리아는 자사사이트(tplusf.com)를 통해 12월부터 프로그램 설치와 교육, 어음결제와 무역업무대행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섬유의류산업은 단계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멀리 떨어져 있고 원사부터 직물, 의류에 이르는 체계적인 유통경로가 마련돼 있지 않다. 국내 원단업자가 수출한 직물을 국내 의류업체가 모르고 역수입하는 일도 많으며 주먹구구식 생산으로 처치 곤란한 재고도 많다. 60% 이상이 영세업체이다 보니 연구개발 투자는 꿈도 못꿀 형편.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와 의류 포털사이트가 활성화되면 △안정적 유통망 구축 △정보교류 △공동투자 및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고급 패션상품을 생산할 수 있어 국내 섬유의류산업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섬유 의류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전문가들은 원자재를 검색할 수 있는 전자카탈로그 마련과 원단 색상 의류사이즈 등에 대한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또 영세 섬유업계의 디지털 마인드 부족과 전산장비 미비도 해결해야 할 과제.

정부와 업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처리 기술을 활용해 최초 원료생산, 유통, 가공, 최종 판매까지의 체계를 선진화하는 섬유산업 정보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섬유산업연합회 주도로 진행되며 2002년까지 섬유정보망, 공용 데이터베이스, 색상 강도 사이즈 등에 대한 표준을 마련할 계획.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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