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라이프]인터넷으로 문화생활까지

  • 입력 2000년 6월 25일 18시 37분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으세요?’

인터넷커뮤니티 벤처기업 프리챌의 이정아 과장은 최근 이같은 제목의 E메일을 받았다. 첨부된 내용을 MP3 음악파일로 실행시켜 보니 기분이 차분해지는 바이올린 연주곡. 인터넷에서 자주 MP3 파일을 내려받아 감상하는 동료 직원이 보내준 것이다.

인터넷TV 개발업체 인터넷TV네트웍스는 책상 위에 놓인 PC마다 별도 스피커와 헤드셋(헤드폰과 마이크가 결합된 장치)이 갖춰져 있다. 인터넷이 곧 생활일 정도로 인터넷과 가깝게 지내면서 인터넷으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 물론 전화벨 소리가 충분히 들릴 수 있게끔 적당한 볼륨을 유지하는 건 기본 에티켓에 속한다.

오전 8, 9시경 출근해 밤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키는 벤처기업 직원들. 공식적인 근무시간은 오후 6시경 끝나지만 밀려드는 업무로 조기 퇴근은 꿈같은 얘기일 뿐이다. 하루 12∼15시간 가량을 PC 앞에 앉아서 생활하는 이들의 문화생활은 자연스럽게 인터넷과 맞물려 돌아간다.

인터넷을 활용한 문화생활의 가장 보편적인 예는 MP3 음악파일 감상. CD수준의 깨끗한 음질을 자랑하는 MP3 파일을 듣다보면 굳이 비싼 값을 치르고 CD를 구입할 마음이 사라진다. 또한 고성능 PC에 LAN(근거리통신망)까지 설치돼 있어 인터넷에서 MP3 파일을 내려받는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보안서비스 벤처 코코넛의 유현경 대리는 “유료 MP3 사이트보다는 웹상에 존재하는 공짜 MP3 파일을 수집해 회사 공유폴더에 저장해놓고 이를 감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전했다.

영화감상도 인터넷과 밀접한 문화생활. 국내에 뒤늦게 들어온 외국영화의 경우 인터넷 상에 숨어있는 영화 동영상 파일을 귀신같이 구해내 영화 개봉에 앞서 이를 돌려보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인터넷 영화를 감상하는 시기는 공식적인 업무시간이 끝난 평일 밤이거나 몸이 나른한 토요일 오후시간이 대부분. 남자 직원들은 편당 1000원 가량의 성인영화를 몰래몰래 관람하기도 하지만 ‘야한’ 영화만 인터넷으로 감상하지는 않는다. 극장 상영시 관람 기회를 놓친 비디오영화도 벤처직원들이 즐겨찾는 메뉴에 속한다.

조그만 모니터화면보다는 눈이 시원한 대형 극장 스크린에 친숙한 직원들은 저녁식사 시간의 앞뒤로 짬을 내 현실공간의 영화관을 찾는다. 이 경우 예매는 대부분 인터넷으로 이뤄진다.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현재 상영중인 영화들의 줄거리와 관련 사진을 미리 살펴본 뒤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해 인터넷으로 예매하는 사례가 대세를 이룬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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