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신세기 인수]판도바뀐 移通업체 수익 늘까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33분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를 조건부로 허용함에 따라 주요 이동통신업체의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공정위가 내세운 조건은 △시장점유율을 50% 아래로 끌어내리고 △자회사인 SK텔레텍의 단말기 공급을 연간 120만대로 제한한다는 것. 얼핏 SK텔레콤의 손발을 묶는 가혹한 조치로 보이지만 이익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

▽단말기보조금 줄어든다〓SK텔레콤이 시장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가장 먼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가입자당 20만원을 웃도는 단말기보조금을 축소하는 것. 자연스럽게 가입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동원경제연구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총 단말기보조금은 98년 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이번 조치로 올해는 6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

한솔엠닷컴 한통프리텔 등 경쟁 PCS업체 역시 지금보다 보조금을 줄여도 가입자 확보가 수월해져 업계 전체적으로 출혈경쟁이 상당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호전효과 얼마나〓동원경제연구소는 단말기보조금 축소와 불량가입자 해지, 광고비용 절감으로 SK텔레콤이 올해 1조3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의 3041억원에 비해 239% 늘어난 것이며, 이번 조치 전의 순이익예상치(7505억원)보다도 37%이상 늘어난 것.

한솔엠닷컴은 올 6월결산때 183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2001년 6월에는 흑자규모가 1980억원으로 급증할 전망. 한통프리텔도 99년 690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2010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동원경제연구소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신규가입자 확보에 유리한 PCS업체가 더 수혜를 보겠지만 길게 보면 대규모 가입자를 IMT-2000으로 돌릴 수 있는 SK텔레콤이 더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단말기업체는〓보조금 축소로 이동전화 신규가입자 증가세가 정체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SK텔레텍에 단말기를 납품하는 세원텔레콤은 SK텔레텍의 공급물량 제한으로 오히려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을 전망.

E*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 김경모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로 SK텔레텍의 단말기 공급업체 다원화시도가 무산돼 세원텔레콤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팬택 스탠더드텔레콤 와이드텔레콤 텔슨전자 등 다른 단말기업체 역시 수출비중을 높이고 인터넷단말기 등 대체수요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큰 타격은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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