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신세기인수]광고戰…심사연기…4개월 우여곡절

  • 입력 2000년 4월 26일 19시 22분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허용 결정은 4개월을 끌면서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양사의 기업결합이 최초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작년 12월 17일. SK텔레콤 관계자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신세기통신 지분 인수에 필요한 기업결합 심사요건 등을 문의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동통신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이어 23일 SK는 공정위에 정식으로 기업결합 사후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공’을 받아든 공정위는 고민에 빠졌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와 시장경쟁 제한이라는 부작용 사이에서 공정위는 어느쪽 길을 가야 할지 난감해했다.

개인휴대통신(PCS) 3개사는 “공룡업체 등장”이라며, SK텔레콤측은 “거대기업의 인수합병(M&A)은 세계적 추세”라는 내용의 의견광고를 각각 주요 일간지에 내는 등 팽팽히 맞섰다.

이동통신 주무부서인 정보통신부가 중재에 나섰다. 2월11일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인수는 공정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양사가 올 연말까지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액을 50% 이하로 낮추고 신세기통신의 요금도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시정조치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중재안은 분란에 불을 붙였을 뿐이었다.

전윤철공정위원장은 공사석에서 이 문제가 나올 때마다 “괴롭다. 고민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3월5일 임기가 만료된 전위원장은 “사실 이 문제를 내 임기중에 처리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을 정도였다.결국 이 안건은 총선 직전인 12일 전원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이번에는 다음날의 총선이 변수로 덜미를 잡았다. 결국 선거 뒤로 1주일 미뤄졌지만 19일 열린 회의에서도 격론 끝에 결론을 못내리고 다시 연기되는 등 막바지 진통이 계속됐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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