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 회원관리 양극화… '정예멤버화―피라미드식'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23분


회원수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인터넷업계에서 최근 회원수 증가 방법을 놓고 두 가지의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선발업체가 회원 실명제를 도입, 사이트 질을 높이려고 하는 반면 몇몇 후발업체들은 중고등 학생을 중심으로 회원을 추천하면 현금 등을 주는 ‘피라미드식’ 회원확보를 꾀하고 있다.

하늘사랑 세이클럽 두루넷 네띠앙 등은 고의로 주민등록번호를 틀리게 적었거나 가명을 쓰는 사용자를 퇴출시키고 있다.

이들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명여부와 신용도를 확인해주는 정보통신진흥협회에 매월 회원의 실명확인을 의뢰하고 있다.

하늘사랑은 지난달부터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정비하면서 14만여명을 정리했다. 또 불건전 이용자의 명단을 매일 공개해 하루 500∼1000명의 회원자격을 박탈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불량 회원을 자체 정리해 알찬 회원만으로 운영, 투명성을 높이는 게 투자유치에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 피라미드 기법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매월 30만원은 쉽게 벌 수 있다’, ‘가입하면 추첨해 벤츠를 선물로 준다’, ‘가입하자마자 100만원, 왕초보도 750만원’, ‘사이버 땅을 무료로 준다’며 네티즌을 감언이설로 꾀어 가입 공세를 펼치는 업체가 적지 않다.

피라미드 기법을 쓰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네티즌의 관심을 끌어 회원을 많이 유치하려는 목적”이라며 “광고를 유치해 광고비를 나눠주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들 사이트가 피라미드식으로 회원을 유치하더라도 강압적인 방법을 쓰지 않는 한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게 한국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입장.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회원수 거품 빼기 운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품과 돈을 이용해 피라미드식으로 회원을 유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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