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은 없다"…인공 달팽이관 '임플란트' 이식 필요

  • 입력 2000년 2월 9일 11시 53분


보청기를 달아도 소리를 못 듣는 난청환자들. 태어날 때부터 달팽이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선천성 난청과 뇌막염 항생제 오용등으로 멀쩡하던 달팽이관이 망가지는 돌발성 난청환자는 전체 인구의 0.1%, 약 4만∼5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도 ‘임플란트’를 이식하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달팽이관은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서 청각신경을 통해 뇌에 보내주는 ‘마이크’. 달팽이관의 역할을 대신하는 임플란트는 말하자면 ‘인공 마이크’다.

임플란트는 △가늘고 긴 전극과 조그만 수신기가 달린 체내기구 △소리 감지기와 언어처리기, 신호전달기로 이뤄진 체외기구로 이뤄진다.

체내기구의 전극은 달팽이관에 심어지고 전극 끝에 위치한 수신기는 귀 바로 위의 피부 안에 이식된다. 수신기가 이식된 피부에 소리감지기와 신호전달기가 함께 들어 있는 손톱크기의 ‘헤드피스’를 갖다 대면 자석으로 붙게 돼 있다. 헤드피스에서 전선으로 길게 연결된 언어처리기는 삐삐처럼 허리에 찬다. 수술에는 약 4시간이 걸리며 수술후 7일정도가 지나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선천성 난청은 청각신경이 퇴화하기 전인 7살 전에는 시술을 해야한다. 돌발성 난청도 7,8년 안에 시술을 해야 소리를 되찾을 수 있다.

이처럼 임플란트만 하면 정상생활이 가능한 5만여명의 난청환자들은 그러나 2300만∼2500만원에 달하는 비싼 치료비 때문에 소리를 못듣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임플란트가 국내에 도입된지 10여년이 지난 현재 이 기구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불과 200여명.

서울중앙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교수(02-2224-3711)는 “공여자가 없으면 돈이 있어도 시술할 수 없는 장기이식과 달리 임플란트는 즉시 정상생활을 할 수 있는데도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싼 치료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아닌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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