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크기는 작아지고 기능은 커진다"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미국 IBM사가 최근 원자를 이용한 전자회로 실험제작에 성공해 기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수백만분의 1 크기의 전자회로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7일 IBM의 앨머던 연구소 물리학자들이 동(銅)판 위에 뾰족한 코발트 원자들을 20nm(1n〓10억분의 1) 길이의 타원 모양으로 늘어놓음으로써 원자 전자회로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원자 전자회로가 상용화되면 현재 쓰고 있는 전자회로들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원자를 이용한 극소형의 전자회로를 만들려고 연구했으나 항상 운동하는 원자의 특성 때문에 회로제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문가들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기능을 대규모 집적회로(LSI) 칩에 모은 기존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작동하려면 상당량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원자 전자회로는 미량의 전력으로도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기존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원자 전자회로로 대체될 경우 컴퓨터의 크기는 엄청나게 작아지지만 기능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슈퍼컴퓨터 1대분의 성능을 원자 전자회로에 탑재한 뒤 환자의 체온만으로도 작동케 하거나 슈퍼지능을 가진 장치를 사람의 혈관 속에 넣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시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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