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화제]아내 출산일 다가오면 남편도 여성호르몬 나온다

  • 입력 2000년 1월 6일 19시 39분


아내가 임신하면 남편도 아내처럼 ‘임신성 호르몬’이 분비되는 등 신체적인 변화를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 메모리얼대의 앤 스토리 박사팀이 최근 아빠가 된 34명의 남성으로부터 혈액을 체취해 분석한 결과 아내의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남성의 몸에서도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프롤락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ABC방송이 6일 보도했다. 프롤락틴은 산모의 모유분비촉진과 관련이 있는 호르몬. 조사대상 남성들은 아내의 임신 중기부터 말기까지 프롤락틴이 약 30%가량 늘어났으나 아내의 출산 이후 다시 정상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스토리 박사는 “호르몬의 변화는 남성들로 하여금 아내와 아기 곁에 머물면서 이들을 보살피는 태도를 갖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르몬의 변화는 부부가 함께 살고 있는 경우의 남성에게만 나타나고 별거 부부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ABC방송은 이번 연구 결과가 남성에게도 ‘산전산후휴가’를 주거나 아내가 임신할 경우 부부가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근무지를 배려하는 등의 사회복지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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