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原電 重水 누출…22명 방사능에 피폭

  • 입력 1999년 10월 6일 00시 03분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 4일 오후 7시경 냉각수 펌프 정비작업 도중 중수(重水)가 원자로 격납고 안에서 누설돼 작업자 22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피폭량이 적어 피폭자들은 전원 귀가했지만 작업 중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 사고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어 원전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지난달 23일부터 원자로를 정지하고 정기 정비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날 작업자들이 냉각수 펌프를 분해하던 중 일어났다. 과학기술부는 “펌프 속에 들어 있는 중수를 모두 빼낸 뒤 분해해야 하는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원인을 추정했다. 누설된 중수는 모두 45ℓ이며 피폭자들의 피폭량은 0.006∼4.400mSv(1mSv〓100mRm)로 측정됐다.

과기부는 “피폭량은 한전측이 자체 측정한 수치”라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전문가들이 피폭량을 비롯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과기부 관계자는 “한전측이 측정한 피폭량이 정확하다면 연간 피폭 제한치가 50mSv이므로 위험한 양은 아니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그러나 피폭자 가운데 0.3mSv 이상 피폭된 2명에 대해서는 당분간 방사선 작업을 금지토록 조치했다.

과기부는 또 “중수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격납고 안에서 누설됐기 때문에 외부로는 누출되지 않아 환경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강창순(姜昌淳·원자핵공학과)교수는 “냉각수 펌프 점검작업 중 중수가 누출된 것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에는 대량 피폭된 사람이 없어 다행이지만 원전 안전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종래·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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