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電氣 교류대신 직류쓰면 경제적이고 안전』

  • 입력 1999년 6월 18일 20시 04분


전압과 전류가 끝없이 진동하는 교류(AC)는 지난 1세기동안 전 세계 전력의 주종으로 자리잡아 왔다.

교류전기는 송전시 전력 손실이 적은 게 큰 장점. 이 장점 때문에 100년전 발명왕 에디슨은 ‘직류(DC)’를 핵심 전력으로 쓰자고 주장했으나 패배했다. 경쟁자 조지 웨스팅하우스가 주장한 교류 사용에 비해 에디슨의 직류 송전은 전력 손실이 너무 크다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3, 4㎞ 거리 밖에 송전하지 못한 에디슨의 직류는 전압을 올려 멀리 송전하는 웨스팅하우스의 교류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궁지에 몰린 에디슨은 교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사형을 위한 ‘전기의자’까지 발명(?), 여론에 호소했지만 세계 최초의 수력발전소 사업권을 놓고 벌인 경쟁에서 결국 웨스팅하우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고 직류의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제53차 환경포럼에서 ㈜모닉스 정영춘(鄭榮春)사장은 ‘21세 환경친화형 주택용 직류전기 보급방안’이란 이색 주제 발표를 했다.

정사장은 “직류를 쓰면 가전제품 안에 들어있는 전원변환장치가 필요없고 값싼 심야전력을 가정용 축전지에 담아 낮에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태양이 내뿜는 빛을 흡수하는 태양광 전지가 직류방식이어서 자연 에너지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직류의 가장 큰 장점은 에디슨이 주장한 것처럼 ‘안전’하다는 점. 직류전기는 60∼80V에 41∼62㎃까지 감전을 느낄 수 없다. 반면 교류는 전류가 6∼9㎃만 되더라도 인체에 큰 충격을 준다. 직류를 쓰면 또 전기누전에 의한 화재 발생도 크게 줄어든다.순간 정전 현상이 없어 PC 정보통신기기에 무정전장치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정사장은 “한반도의 산야는 지구 북반구에 위치해 일사량이 좋다”며 “가격이 저렴한 직류용 태양광전지를 이용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디슨의 딜레마처럼 직류는 송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사장은 “발전소에서 가정까지는 교류로 송전하고 가정의 변환기로 직류로 바꿔 쓰거나 축전지에 저장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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