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都서울」,시간당 강수량 31년만에 최고

  • 입력 1998년 8월 4일 19시 35분


4일 오전 서울 전역에는 샤워기를 세게 틀어놓은 듯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 1일 강수량으로는 26년,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31년만의 큰 비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비가 잠시 그친 오후2시까지 14시간 동안 내린 서울 전역의 평균 강우량은 2백11.4㎜. 근대적 의미의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 8월 중 서울에 내린 1일 강수량으로는 네번째 기록이다.

역대 최고기록은 20년 8월2일 쏟아진 3백54.7㎜. 당시 서울은 물바다가 돼 1천2백64명이 죽고 6백50억원의 재산피해를 보았다.

두번째 기록은 26년 전인 72년 8월19일 내린 2백73.2㎜, 세번째는 15년 8월22일의 2백54.7㎜.

특히 4일 오전 8시부터 1시간동안 샤워꼭지 2개를 한꺼번에 틀어놓은 듯 62.8㎜의 비가 쏟아져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42년 8월5일(1백19.6㎜)과 67년 8월25일(68.0㎜)에 이어 세번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동대문구에 2백87.5㎜의 비가 내려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어 △중구 2백67 △강동 2백63 △중랑 2백54.5 △마포 2백40㎜ 순. 3일부터 내린 비까지 합하면 성동구가 최고량인 3백8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번 비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 양쯔(揚子)강에서 건너와 지리산에 수해를 입힌 저기압대의 합작품.

기상청은 “중부지방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진데다 양쯔강에 걸쳐있던 저기압대가 서해를 건너오면서 바다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거대한 비구름층을 형성, 집중호우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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