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년전 볍씨-최치원무덤 발견」 검증도 않고 호들갑

입력 1998-03-23 20:59수정 2009-09-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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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고고학 역사학계를 당혹스럽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0만년전 볍씨 발굴’ ‘통일신라 대학자 최치원 무덤 발견’.

10만년 전이라면 그야말로 전세계 고고학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일대 사건이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벼가 1만년전 것(중국 출토)이고 국내 최고(最古)는 5천년 전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최치원의 무덤 역시 최치원 연구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학계는 흥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을 따름이다. 둘 다 근거가 빈약했기 때문이다.

10만년전 볍씨는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단지 건설현장을 발굴중인 충북대 박물관의 발표였다. 발굴단이 내세운 ‘10만년전’의 근거는 문제의 볍씨가 출토된 토탄층(土炭層)이 10만년전 층위라는 점.

그러나 고고학자들은 △층위가 교란돼 뒤섞였을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았고 △방사성 탄소연대측정과 같은 과학적인 분석을 거치지 않은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충남 홍성 홍주향토문화연구원의 한 향토사학자가 발견했다고 발표한 최치원 무덤은 더 심각한 경우. 무덤 안에서는 최치원의 묘를 뒷받침해줄 자료 하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근처 계곡 바위에 최치원의 호인 ‘고운(孤雲)’이라는 글씨가 새겨져있는 것으로 보아 최치원의 묘가 틀림없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한 학계의 반응은 ‘어이없다’는 것, 그뿐이었다.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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