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가 점점 막강해지고 있다.
가정과 병원에서 사용하는 살균 소독약이 오히려 박테리아의 저항력을 키워주는 부작용을 빚으면서 강력한 항생제에도 살아남는 변종 박테리아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 터프대 미생물연구팀은 최근 『살균 소독약의 남용으로 박테리아의 변종양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들 변종 박테리아에 감염되면 항생제가 제대로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는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세포막이 진화되면서 살균제에 내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세포막의 투과성이 원래보다 훨씬 원활해져 몸안으로 들어온 살균제의 독성성분을 몸밖으로 쉽게 배출, 생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특히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강력한 소독 살균제는 병원균을 죽이기도 하지만 일부 병원균의 내성을 오히려 높여주는 「온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테트라사이클린이라는 항생제를 투여해본 결과 변종된 병원성 독성대장균이 내성이 없는 기존 대장균에 비해 2배에서 최고 8배까지 생존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변종 병원성 독성대장균은 독성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이른바 「단백질 펌프」를 활발히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종 대장균이 「단백질 펌프」를 활발히 작동하는 것은 「mar―A」라는 유전자 때문이었다.
연구팀의 로라 맥머레이박사는 『박테리아들이 지금까지 파악된 것보다 훨씬 내성이 강해지고 있다』며 『박테리아가 내성을 갖추게 되는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방안을 시급히 찾지 않으면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