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PCS 요금…회사마다 『가장 싸다』 주장

  • 입력 1997년 9월 29일 08시 02분


「똑같은 서비스에 요금은 30여가지」. 10월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가는 개인휴대통신(PCS)업체들이 한꺼번에 쏟아놓은 요금제도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 한솔PCS LG텔레콤은 최근 일제히 10여가지 이상의 선택요금제를 각각 내놓았다. 표준형요금부터 프리미엄요금 비즈니스요금 라이트요금 패밀리요금 레저요금 등 온갖 이름을 붙여 적용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 요금 체계를 만들었다. 여기에 특별할인제도와 무료통화서비스 등을 섞어놓고 부가서비스까지 얹어놓아 「PCS 가입자 1백명중 같은 요금을 내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다. PCS 3사는 『소비자들이 각자의 통화 형태에 맞는 요금을 마음대로 고르도록 해서 실질적인 요금 인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여러 요금제도를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PCS 3사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복잡한 요금제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복잡한 요금 제도가 PCS 3사 간의 지나친 과열경쟁 결과라고 진단한다. 특히 언뜻보아 경쟁업체보다 자사의 요금이 싸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억지 춘향격으로 요금 구조를 꿰어 맞춘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한솔PCS는 표준요금을 정하면서 지난 22일 원래 발표했던 기본료를 1만5천5백원에서 1만7천원으로 올리고 통화료는 20원에서 18원으로 내린 이후 「업계 최저 요금」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월 1백분 정도를 쓰는 평균 사용자의 경우 다른 2개사와 비교해 월간 통화요금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단지 선전을 위한 요금 조정이라는 얘기다. 이에 발끈한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도 일제히 프리미엄 요금 라이트요금 등을 들고 나와 가장 유리한 경우의 조건만을 제시하며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우리가 제일 싸다』고 주장하고 있다. PCS 3사의 고객센터에는 사전예약 가입자들의 불만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요금 체계가 수시로 바뀌다보니 뭐가 뭔지 구분이 안간다는 것이다. 또 조삼모사(朝三暮四)식의 요금제도 변경을 가지고 소비자를 유혹하지 말고 제때 단말기를 공급하는 서비스부터 하라는 지적이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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