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사이버고릴라」 가상복제…3차원영상 통해 만나

  • 입력 1997년 6월 7일 09시 15분


「동물의 세계를 가상현실 속에서 박진감있게 그려낸다」. 미국 과학잡지 디스커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의 래리 허지스박사팀은 애틀랜타 동물원과 공동으로 야생고릴라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이버고릴라를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이버 고릴라를 살펴보려면 가상현실 헬멧과 조이스틱이 필요하다. 헬멧을 쓰고 사이버공간으로 들어가면 3차원 입체영상으로 고릴라의 서식지가 보인다. 조이스틱을 움직이면 이리저리 들판을 걸어갈 수 있다. 고릴라들이 곳곳에서 쉬고 있고 이들은 사이버공간에 들어온 사람을 자기네들 동료로 안다. 바로 앞에 유난히 덩치 큰 놈이 보인다. 나이 든 우두머리 수컷 고릴라다. 다가가려 하자 나를 노려보며 큰 기침을 한다. 가까이 오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 즉시 물러서야 한다. 몇 초라도 더 머물러 있으면 이놈에게 참변을 당할지 모른다. 허지스박사팀이 만들어낸 사이버 고릴라들은 애틀랜타동물원에 살고 있는 고릴라 5마리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복제」한 것. 연구팀은 동물원에서 사육사들과 생활하며 눕고 앉고 서서 걷고 가슴을 치는 등 전형적인 고릴라의 행동양식 16가지와 이런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과 의사소통 방법을 분석한뒤 이를 사이버 고릴라들에게 적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여전히 「업그레이드」해야 할 점이 많다. 사이버 고릴라들은 늘 입을 다물고 있고 눈을 깜박거리지도 않는다. 모방하지 못한 고릴라의 습관도 부지기수다. 〈나성엽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