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방범설비 경비업체,고급주택 파고든다

  • 입력 1997년 3월 16일 09시 13분


[홍석민 기자] 「요즘 세상, 경찰만 믿고 있기엔 불안하다」. 최근 민간경비업체에 방범을 맡기는 가정이 늘고 있다. 화재 예방 등 다양한 기능과 생각보다 싼 이용료가 가입을 부추기고 있다. 세콤으로 유명한 에스원(S1)만 해도 서울지역에서 모두 6천여 가정이 가입했다. 가정용 방범시스템에는 영화에나 나옴직한 각종 첨단 장치가 총동원된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 누군가 담을 넘는 것을 감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집안 곳곳에 적외선 감지기가 설치된다. 침입자의 체온으로 인해 실내 온도가 변화하는 것을 알아내는 열선 감지기도 있다. 일단 상황이 발생하면 전용선을 이용해 자동으로 관제센터로 연락이 가고 10분내에 가스총과 곤봉으로 무장한 요원이 현장으로 출동한다. 방범뿐 아니라 화재나 가스 누출에도 출동한다. 아무리 수비가 물샐틈없어도 빈틈은 있게 마련. 회사의 실수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인정되면 최고 3억원까지 배상한다. 이처럼 「완벽한」 서비스를 받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일반 단독주택에서 이런 시스템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은 설치비 50만원에 월사용료 20만원 정도. 집이 넓을수록 가격은 올라간다. 아파트는 이보다 훨씬 싸 한달에 6만∼8만원 정도다. 가입자는 주로 평창동 성북동 논현동 등 이른바 고급 주택가에 몰려 있다. 압구정동처럼 아파트가 많은 곳은 가입자가 거의 없다. 아파트는 침입 가능성이 적은 데다 자체 방범 시설을 믿기 때문. S1의 경우 최수종 서세원 김광한씨 등이 가입했다. 특히 최씨는 가입 이유로 『내 최고의 보물인 집사람(하희라)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총수 등 진짜 지킬 게 많은 사람들은 민간경비업체를 이용하지 않는다. 24시간 경비에 나서는 자체 요원이 있기 때문이다. S1의 주찬회이사는 『일본의 경우 전체 가입 고객 가운데 5분의1 정도가 일반 가정』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가정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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