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에게］「아침 굶으면 뚱뚱」기사에 대해

동아일보를 30년동안 보아온 의사다. 8일자 1면 「아침 굶으면 뚱뚱해진다」제하의 기사를 보고 앞으로 의료관계 기사를 다룰 때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펜을 들었다. 기사에 의하면 한 조사 결과 아침밥을 먹지 않는 초등학생의 비만아 비율이 매주 아침밥을 5, 7회 먹는 어린이들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왔다고 한다. 제목을 보면 마치 이 연구가 「아침밥을 거르면 뚱뚱해진다」는 흥미로운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침을 굶는 어린이들은 실은 뚱뚱했기 때문에 아침을 먹지 않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어떤 것이 원인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로 관련성이 있다고 해서 어느 한쪽을 원인으로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마치 병원을 자주 찾아가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병이 많다고 해서 「병원에 자주 다니면 병에 걸린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서 홍 관(인제의대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