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피겨퀸 연아처럼 영화킹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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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6일 07시 00분


3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감우성은 신작 ‘무법자’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형사 역을 맡았다. 과연 ‘왕의 남자’ 신화를 재현해낼 수 있을까.
3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감우성은 신작 ‘무법자’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형사 역을 맡았다. 과연 ‘왕의 남자’ 신화를 재현해낼 수 있을까.
□ 영화 ‘무법자’로 돌아온 감우성

“1천만 흥행에 국내 영화제 수상의 기쁨도 맛봤으니
이젠 해 외영화제서 상 하나 받고싶다 하하…”


감우성을 만난 것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날이었다. 또한 이승훈이 스피드 스케이팅 10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날이기도 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고, 이승훈이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특별한 날 아니냐”며 반갑게 웃었다.

그가 18일 새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영화 ‘무법자’(감독 김철한, 신재혁·제작 청강스토리)가 그 무대로 감우성은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을 뒤쫓는 형사로 등장한다.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아내(이승민)마저 7년의 시간이 흐른 뒤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자 감우성은 복수를 꿈꾸며 잔혹한 세상에 나선다.

2007년 ‘내 사랑’ 이후 3년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나게 된 그의 변신이 기대를 모으는 것도 이런 강렬한 카리스마에 있다.

그 강렬함을 여전히 벗지 않으려는 듯, 감우성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미 영화 ‘왕의 남자’로 1000만 관객을 불러모았지만 그는 여전히 조심스러워 보였다.

“늘 승률이 좋았던 건 아니다. 내 영화가 잘 됐으면 하지만 그러려면 여러 가지 조건도 중요하다.”
- 그래도 베테랑 배우로서 영화 흥행에 대한 조급함은 없을 것 같은데.

“물론 그렇다. 그것보다는 작품의 완성도가 더 중요하니까. 대신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젠 만일 실패하더라도 내 스스로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 모든 출연작이 스트레스를 주겠지만 ‘무법자’가 얹혀준 스트레스는 무엇일까.

“촬영을 운동 경기에 빗대어 말하자면 지기 싫은 것 아니겠나. 하지만 어떻게 모든 경기에서 이기겠는가. 또 영화는 단체경기이기도 하다. 나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나.”

- 모든 걸 받아들이기란 또 쉽지 않을 것 같다. 누구나 그런 것처럼.

“모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실력의 차이란 건 늘 존재하는 거니까. 누구든 금메달을 따는 것이 싫겠는가. 예전에는 내 능력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그 절박함이 강하다보니 실패가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저 배우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작품에 도움이 안 되더라도 욕을 먹지 않는 배우가 될 것이냐, 아니면 작품에 도움이 되고 대신 욕을 먹는 배우가 될 것이냐의 선택 문제이기도 하다.”

- 형사 역할은 처음인 것 같다.

“뭐, 딱히 형사역이어서 출연한 건 아니다. 한때 형사 캐릭터 제안을 많이 받기도 했다. 형사가 아니어도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설정이라고 봐도 된다.”

- 형사이고 연쇄살인범을 쫓는 캐릭터인만큼 액션 연기도 새로울 것 같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드러낼 수밖에 없는 조금 과격한 행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 ‘무법자’를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았다. 단순히 허구적인 기획영화가 아니었다. 사실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좀 더 진지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세상에 없는 것을 착각하게 해서 믿게끔 만드는 게 배우의 일이지만 더욱 진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나 스스로 믿고 연기할 수 있지 않겠는가.”

- 올해 계획은 어떤가.

“새 영화 출연을 놓고 논의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가을쯤 촬영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또 올해는 혈관에 찌꺼기가 끼지 않도록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웬만하면 담배도 끊으려 노력 중이다. 아! 김연아처럼 나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 하하!”

- 금메달?

“연기로 말이다. 스포츠로만 끝나면 부럽지 않겠느냐. 김연아를 보면서 그런 자극을 좀 받는다.(웃음) 내 능력으로 여기까지 만족할 만큼 왔고 국내 수상의 영광도 안았다. 이젠 밖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 개인적 영광이지 않겠는가.”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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