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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2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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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전남 광양을 떠난 지 21일로 44일째. 경남의 하동 고성 거제, 부산, 울산, 대구, 경북의 경산 안동, 강원도의 태백 동해 강릉 홍천 등을 거쳐 19일 춘천에 도착했다.
부산에서는 장애 아동을 도왔고, 울산에서는 방과 후 공부방의 보조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태백의 ‘꽃때마을’에선 빈곤층 아이들을 돌봤다. 대구에서는 사랑의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도 했다.
삶을 배우기 위해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보통 사람들의 집에 머무는 것을 원칙으로 지켜 왔다.
남 씨의 꿈은 국제기구에서 기아로 고통받는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 여행가 한비야 씨의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만났다.
그는 ‘가슴이 뛰는 곳이면 주저하지 말라’는 한 씨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도보 순례에 나섰다.
처음엔 걸으려는 욕심이 더 컸다. 통일전망대까지 가서 이 ‘순례’를 멋지게 끝내고 싶었다. 이 욕심이 그를 지치게 했다.
발이 퉁퉁 부르텄다. 걷지 못할 정도의 무릎 통증으로 쓰러지기 일쑤였다. 부산에서 만난 한 사회복지사는 “한 걸음만 가도 좋으니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신념, 열정과 동행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 욕심을 버리자 몸이 가벼워졌고 천천히 걸어도 전보다 더 빨리 갈 수 있었다.
남 씨의 순례는 서울을 거쳐 12월 경기 성남시에서 끝난다.
춘천=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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