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외식업체의 간판은 붉은색, 오렌지색, 노란색처럼 따뜻한 계열의 색상으로 돼있습니다. 주된 색상은 붉은색이고요.
이처럼 외식업계가 붉은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뜻한 계통의 색상이 단맛을 느끼게 해 식욕을 불러일으킨다는 ‘색채 심리학’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색채학자 피버 비렌이 주장한 것인데요. 식품업계의 간판은 단순한 ‘고지’의 기능 외에 ‘먹고 싶다’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판촉물’로서도 기능합니다.
인테리어도 붉은 계열로 꾸며놓은 곳이 많습니다. 롯데리아와 파파이스는 빨간색과 오렌지색을 주된 인테리어 색상으로 이용합니다. KFC는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따뜻한 느낌의 베이지색 인테리어를 도입했습니다.
오리온 초코파이도 몇 년 전 붉은 색상으로 바꿀 때 이런 점이 고려됐다고 하네요. 처음에 ‘수출되는 초코파이처럼 붉은색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있을 때 오리온 내부에서는 반대도 많았다는데요. 당시 한국에서는 장수 브랜드로서 이미 자리를 잡아서 ‘붉은 초코파이’는 상상하기 힘들었지요. 하지만 소비자 조사를 해본 결과 붉은 포장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과감하게 변신했고, 그 뒤 초코파이는 더욱 사랑받고 있지요.
하지만 시대에 따라 색채 심리학은 달리 해석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녹색, 푸른색처럼 차가운 색상은 식욕을 떨어뜨린다고 연구됐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은 녹색 식품이 각광받는 것도 그런 이치입니다. 식품업계에서 기피했던 검은 색상도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검은콩우유 등이 히트하면서 ‘건강한 색’으로 인식되고 있지요.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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