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명 보따리’ 美 선뜻 받을까…앙금 남으면 北核 악영향

입력 2003-12-17 19:02수정 2009-10-1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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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규모가 확정된 17일 김장수 합참작전본부장(오른쪽)을 단장으로 하는 국방부의 대미협의단이 미국측과 파병 시기와 지역 등을 협의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변영욱기자
정부가 17일 이라크 추가 파병안을 확정함에 따라 그동안 파병규모와 성격 등을 놓고 전개됐던 한국과 미국의 갈등이 얼마나 해소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일단 이번 결정이 한미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미국이 과연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정부가 3000명 규모의 추가파병지침을 내부적으로 마련한 것은 지난달 11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였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당시 “이번 지침은 이미 파견된 서희, 제마부대를 포함해 총파병 규모를 3700명 선으로 늘리고, 지역담당을 고려한 것이어서 미국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앞서 정부의 대미 파병협의단으로부터 이 같은 파병 구상을 전달받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노 대통령이 당시 한국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도 모르는 파병규모를 언론이 어떻게 알았는지 유감”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냉소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는 대통령도 모르게 정책을 결정하느냐”고 힐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 대통령이 미국의 기대에 못 미치는 규모의 파병 구상에 관한 보도를 ‘눈 가리고 아옹’ 식으로 부인한 뒤 실제론 미국에 전달한 데 대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그 뒤 당초 검토했던 공병 의무병 중심의 비전투병 파병 구상을 버리고 미측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했지만 국내의 파병반대 여론 등을 의식, 파병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면이 없지 않다.

특히 노 대통령이 추가파병을 약속하고도 이를 신속히 이행하지 않은 것은 한미간의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많다. 외교가 일각에선 앞으로 미국이 북한핵문제를 다룰 때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우려한다.

이 같은 복잡한 사정 때문인지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파병문제는 한국이 세계 12위의 국력에 맞는 국제 역할을 맡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한국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주어야 북핵문제 등의 해결에 국제사회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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