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온가족이 함께]여기가면 싸고 싱싱하게

  • 입력 2003년 4월 24일 2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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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낙지 문어 등 연체동물 중에서 작고 볼품 없는 주꾸미는 봄철에 주가를 한층 올린다.

4, 5월에 잡히는 주꾸미는 투명하고 맑은 알이 가득 차 있어 어느 계절보다 특이하고 쫄깃한 맛이 난다.

반면 낙지는 쌀쌀한 기운이 돌 때 제 맛이 나기 때문에 미식가들은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말한다.

요즘 서해안은 주꾸미 풍년이다. 6월 산란기를 앞두고 바다 갯벌 속으로 깊이 숨어들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주꾸미 잡이에 나서보자.

인천 해안가에서는 값싸고 싱싱한 주꾸미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떨어진 충남 태안반도 등에서는 주꾸미 축제까지 열리고 있다.

새우젓 시장으로 유명한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에는 주꾸미잡이 어선만 70여척이 있다.

23일 오후 6시경 소래포구 선착장에 접안한 신진호(8t급). 이날은 조수간만의 차가 별로 심하지 않아 어선들의 어획량이 평소보다 약간 적었다.

신진호가 자월도 인근 해역에서 10시간 조업 끝에 잡은 주꾸미는 10㎏에 그쳤다.

신진호 선장 정수근씨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지면 하루 1t가량의 주꾸미를 잡게 될 것”이라며 “봄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해파리 피해가 별로 없어 주꾸미 꽃게 등의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소래포구 어시장에서는 주꾸미가 많이 잡힐 경우는 1㎏(20마리가량)이 5000원에 팔리지만 이날은 주꾸미 가격이 1㎏에 1만원으로 치솟았다.

소래포구 어시장 내 수백개의 점포에서는 배에서 갓 내린 주꾸미를 판다.

경인전철 인천역에서 가까운 인천 동구 만석부두와 중구 북성부두(일명 똥마장)에서 활동하는 주꾸미 어선은 10∼20척. 이곳에서 싱싱한 주꾸미를 사려면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찾는 것이 좋다.

특히 부두 입구(고가도로 밑)에는 싱싱한 주꾸미를 원료로 볶음과 매운탕을 해주는 ‘원조 할머니집’(032-773-2419), ‘안면도’(032-763-7041) 등 주꾸미 전문점이 몰려 있다.

매립공사가 진행 중인 송도신도시 인근 해안가의 송도, 천전, 동막어촌계 소속 어민들은 경운기를 타고 갯벌로 들어가 맨손으로 주꾸미를 건져 올리고 있다. 물때를 잘 맞추면 어민들에게서도 주꾸미를 살 수 있다.

강화도와 경기 김포시 대명포구는 주말 나들이를 겸해 주꾸미를 시식해볼 수 있는 곳이다. 강화도에서 주꾸미가 많이 나오는 포구는 가천의대 앞의 길상면 선두리 포구와 삼산면 매음리 포구(석모도) 등이 꼽힌다.

이들 지역에서는 10∼40여척의 어선들이 꽃게와 함께 주꾸미잡이를 하고 있다.

90여척의 어선들이 드나드는 대명포구 어시장에는 선주들이 직접 운영하는 30여개의 점포가 있다. 이곳에서는 주꾸미 외에 장어 꽃게 등 자연산 수산물을 시중에서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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