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신은철/서교동 스포츠바 「짤바」

  • 입력 1999년 9월 27일 18시 44분


‘누군가 얻어 맞아야 경기가 되는’ 권투만 빼고 스포츠라면 다 좋아하는 프리랜서 공연기획자 신은철씨(30). 간혹 연극무대에 배우로도 서는 그는 ‘조직적’ 분위기를 좋아한다.

“영어단어는 못외면 자기 시험점수만 떨어집니다. 그러나 연극대본을 못외면 ‘조직’이 무너지죠.”

그런 신씨가 좋아하는 곳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근처의 스포츠바 ‘짤바(Zzal Bar)’. 스포츠광들이 모이는 여기에선 얼마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때 모니터 5개와 대형스크린 1개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손님들이 ‘조직적’으로 한국팀을 응원했었다. 한국팀이 점수를 낼 때마다 천장에 달린 사이키조명이 마구 돌아가며 생전 처음보는 손님들 사이에 하이파이브가 난무.

신씨는 짤바의 주인인 김민규씨(32)로부터 미국프로농구에 관한 갖가지 최신정보를 듣는다. 김씨는 미국에서 스포츠매니지먼트를 전공, 석사학위를 따고 한때 한국농구연맹(KBL) 사업홍보팀에서 창립멤버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축구복 야구복 농구복 등으로 매일 패션을 바꿔가며 손님들을 현혹(?)시킨다.

메뉴 중 신씨가 즐겨먹는 것은 닭날개요리인 핫윙(15개에 1만1000원). 국산맥주 한잔(1병 5000원)을 곁들이면 최고라고.

모니터를 통해 NBA의 최신농구경기를 볼 수 있으며 ‘프리’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주인 때문인지 웨이트리스들이 손님의 주문을 기다리며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다. ‘짤바’란 이름은 치어리더의 복장을 본따 핫팬츠와 배꼽티를 차려입은 웨이트리스들의 옷길이가 ‘짧아’서. 02―323―0086.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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