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대해부]고수익 펀드란?

  • 입력 1999년 7월 11일 19시 32분


고수익을 올리는 펀드매니저의 공통점을 분석해보면 보통 사람과는 다른 어떤 특징이 있다.

11일 동아―LG펀드평가팀이 주요펀드의 운용능력을 분석한 결과로는 펀드매니저의 종목선정능력과 타이밍능력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었다. 타이밍능력은 시장(종합주가지수의 등락)의 변동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주식편입비중을 높였다가 낮추는 능력. 지수가 오를 때 주식편입비중을 높이고 지수가 내리면 편입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종목선정과 타이밍능력이 뛰어난 펀드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오를 때는 그보다 더 많은 수익률을, 지수가 내릴 때는 그보다 적은 폭으로 수익률이 하락했다.

이번조사에서 높게 평가받은 펀드들은 매주 수요일 본보에 게재되는 동아―LG펀드평가지수(FWI)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선정▼

능력올들어 주식시장이 큰 폭의 하락없이 대세상승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펀드들의 초과수익에는 펀드매니저의 종목선정능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종목선정능력은 개별펀드가 실제로 달성한 수익률에서 위험을 감안한 시장의 기대수익률을 뺀 뒤 투자시기판단(타이밍)능력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증가 효과를 제거해 측정했다. 분석대상 뮤추얼펀드 22개는 모두 0을 초과, 종목선정 능력이 양호했다.

수익증권은 39개 중에 30개가 0을 넘었다. 주식편입비중도 낮고 매매도 뜸한 안정형펀드들은 대체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적극적인 주식매매를 하는 성장형펀드들은 종목선정능력의 편차가 컸다. 성장형펀드 상위 10개 중 6개는 미래에셋의 펀드들이 차지, 탁월한 종목선정능력을 보였다.

▼타이밍 조절능력▼

분석결과 최근 총거래일수 가운데 상승장세 일수가 60%에 달했다.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 펀드들의 타이밍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개 펀드 중 11개 펀드가 주가가 오를 때 주식편입비중을 늘린 날의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 이는 바이코리아 펀드들이 대세상승에 확신을 갖고 공격적으로 주식을 편입시켰기 때문.

미래에셋의 박현주 5호와 1호, 한국투신의 코리아로얄주식1호, SEI에셋코리아 등이 70% 안팎의 우수한 투자시기판단능력을 보였다.

▼『구조조정-빅5를 주력군 삼아』▼

“시장 상황에 따라 주도주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탁월한 종목선정능력을 보인 미래에셋 박현주 4호의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상반기 동안 ‘구조조정’ ‘빅5’를 주도주군으로 파악하고 매수, 장기보유했다. 삼성물산 300%, 포철 140%, 삼성전자 100% 등이 그의 효자종목들. 상당 부분은 아직도 보유중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간접투자자금으로 인한 주식매수세는 아직 확대여력이 남아있다”며 “제일 서울은행과 삼성차 문제가 해결되고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치가 이뤄지면 다시 큰 폭의 상승이 가능하다”고 최근 주식시장을 평가했다.

▼『금리-기업동향 대세판단 필수』▼

“가는 비는 맞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투자시기를 가장 잘 판단한 펀드매니저로 꼽힌 현대투신 바이코리아 르네상스 2―1호의 황승규(黃承圭)펀드매니저는 “시장의 작은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주식투자비중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안정성장형 펀드인 르네상스 2―1호는 현재 약관상 주식편입한도인 50%를 모두 채워둔 상태. 그만큼 현재 장세를 좋게 보고 있는 셈. 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는 하반기 종합주가지수가 1200까지는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

황펀드매니저는 “시장은 항상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 신호를 보낸다”며 “대세가 변할 때 투자비중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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