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동아―LG펀드평가팀이 주요펀드의 운용능력을 분석한 결과로는 펀드매니저의 종목선정능력과 타이밍능력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었다. 타이밍능력은 시장(종합주가지수의 등락)의 변동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주식편입비중을 높였다가 낮추는 능력. 지수가 오를 때 주식편입비중을 높이고 지수가 내리면 편입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종목선정과 타이밍능력이 뛰어난 펀드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오를 때는 그보다 더 많은 수익률을, 지수가 내릴 때는 그보다 적은 폭으로 수익률이 하락했다.
이번조사에서 높게 평가받은 펀드들은 매주 수요일 본보에 게재되는 동아―LG펀드평가지수(FWI)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선정▼
능력올들어 주식시장이 큰 폭의 하락없이 대세상승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펀드들의 초과수익에는 펀드매니저의 종목선정능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종목선정능력은 개별펀드가 실제로 달성한 수익률에서 위험을 감안한 시장의 기대수익률을 뺀 뒤 투자시기판단(타이밍)능력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증가 효과를 제거해 측정했다. 분석대상 뮤추얼펀드 22개는 모두 0을 초과, 종목선정 능력이 양호했다.
수익증권은 39개 중에 30개가 0을 넘었다. 주식편입비중도 낮고 매매도 뜸한 안정형펀드들은 대체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적극적인 주식매매를 하는 성장형펀드들은 종목선정능력의 편차가 컸다. 성장형펀드 상위 10개 중 6개는 미래에셋의 펀드들이 차지, 탁월한 종목선정능력을 보였다.
▼타이밍 조절능력▼
분석결과 최근 총거래일수 가운데 상승장세 일수가 60%에 달했다.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 펀드들의 타이밍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개 펀드 중 11개 펀드가 주가가 오를 때 주식편입비중을 늘린 날의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 이는 바이코리아 펀드들이 대세상승에 확신을 갖고 공격적으로 주식을 편입시켰기 때문.
미래에셋의 박현주 5호와 1호, 한국투신의 코리아로얄주식1호, SEI에셋코리아 등이 70% 안팎의 우수한 투자시기판단능력을 보였다.
▼『구조조정-빅5를 주력군 삼아』▼
“시장 상황에 따라 주도주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탁월한 종목선정능력을 보인 미래에셋 박현주 4호의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상반기 동안 ‘구조조정’ ‘빅5’를 주도주군으로 파악하고 매수, 장기보유했다. 삼성물산 300%, 포철 140%, 삼성전자 100% 등이 그의 효자종목들. 상당 부분은 아직도 보유중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간접투자자금으로 인한 주식매수세는 아직 확대여력이 남아있다”며 “제일 서울은행과 삼성차 문제가 해결되고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치가 이뤄지면 다시 큰 폭의 상승이 가능하다”고 최근 주식시장을 평가했다.
▼『금리-기업동향 대세판단 필수』▼
“가는 비는 맞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투자시기를 가장 잘 판단한 펀드매니저로 꼽힌 현대투신 바이코리아 르네상스 2―1호의 황승규(黃承圭)펀드매니저는 “시장의 작은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주식투자비중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안정성장형 펀드인 르네상스 2―1호는 현재 약관상 주식편입한도인 50%를 모두 채워둔 상태. 그만큼 현재 장세를 좋게 보고 있는 셈. 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는 하반기 종합주가지수가 1200까지는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
황펀드매니저는 “시장은 항상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 신호를 보낸다”며 “대세가 변할 때 투자비중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